인천서부소방서 검단 119안전센터 박상도 소방사
뱀에게 물리는 사고의 절반 이상이 7~10월에 집중돼서 나타난다. 장마철을 비롯한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려 젖은 몸을 말리려고 바위 위나 수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면에 들어가는 10월까지는 뱀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 뱀 물림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아 뱀에게 물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독이 없는 뱀과 맹독을 지닌 뱀을 구분하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살모사나, 유혈목이, 쇠살모사(불독사), 까치살모사 같은 4가지 종류의 독사가 서식하고 있다.
독사와 독이 없는 뱀은 머리 모양과 이빨 자국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머리 모양을 살펴보면 독이 없는 뱀은 머리 모양이 둥글고 가늘지만, 독사의 대부분은 머리 모양이 삼각형이다. 물린 이빨자국을 보고도 독사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다. 독사의 경우 두 줄로 난 윗니 자국 외에도, 두개의 송곳니 같은 이빨 자국이 있다. 만약 두개의 독니 자국이 있다면 독사에 물린 것이므로 빨리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독사에 물리게 되면 물린 부위는 금방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독이 혈관을 타고 퍼지면 어지럼증, 구토가 동반된다. 더 심한 경우 뇌출혈, 급성신부전, 심장마비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독성분이 혈액 내의 적혈구와 혈소판을 파괴하면 갑자기 혈액이 응고되거나 출혈이 일어나 결국 혈액순환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독사에 물렸을 때는 뱀이 다시 공격할 수 있기에 사고 지점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다. 또 몸을 움직일수록 독이 빨리 퍼지니 환자를 최대한 편안하게 눕힌 후 119에 구조 요청을 한다. 그 후 물린 부위에 깨끗한 물을 부어 독과 이물질을 씻어낸다.
독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물린 부위 쪽에서 위로 10~15cm 떨어진 곳을 손가락 1개가 들어갈 만큼 느슨하게 묶는다. 물린 부위를 너무 꽉 묶으면 팔, 다리 등이 괴사돼 사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으니 약간 느슨하게 묶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독사에게 물렸을 때 통증을 줄이고 소독할 요량으로 소주를 먹거나 뿌리는데, 이 경우 술로 인해 혈액순환이 빨라져 독이 더 빨리 퍼진다. 그리고 물린 부위에 담뱃가루나 된장을 바르는 행동 역시 잘못된 치료법이다. 이는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독을 입으로 빨아내는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입안에 상처나 충치가 있다면 독이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물린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는 것도 혈액의 흐름을 차단시켜 물린 부위를 괴사 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뱀독은 위험하지만 신속히 응급처치를 하고 적절한 병원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엇보다 당황하지 말고 올바르고 재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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