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형병원 과반 이상, 부적합 폐기물 용기 사용
병원에서 배출되는 의료폐기물은 감염사고 등의 우려가 높아 특수 제작한 상자에 담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이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의료폐기물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전국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의료폐기물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병원에서 사용 중인 폐기물 전용 용기의 62.7%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과반을 훌쩍 넘는 병원에서 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상자가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사용한 탈지면과 주사기 등의 의료폐기물은 정부 인증기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는 외부 충격에도 찢어지거나 터지지 않는 내구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대다수 병원현장에서 쓰이는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는 이런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합격 검사서를 발급받은 업체에서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를 공급받고 있는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부가 근본 원인인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 제작 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현행 법제도상 정부가 의료폐기물 처리 상자를 만드는 업체를 관리·감독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폐기물 용기 제작 업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료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의료인은 “의료폐기물 용기의 안전성은 의료 종사자는 물론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돼 있다”면서 “정부가 시급히 의료 폐기물 용기 제작 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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