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 사각지대 놓인 학교급식실 조리사
안전보건 사각지대 놓인 학교급식실 조리사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2.11.14
  • 호수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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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95.8% 근골격계증상 호소 | 산재처리 근로자 10명 중 1명 불과

 


학교급식실에 근무하는 조리근로자들이 안전보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민주노총은 학교비정규직 노조 연대회의와 함께 학교급식 현장과 조리사의 안전보건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지난 12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조리사의 95.8%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중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근로자가 60%를 넘었다. 이는 조선소 근로자의 조사결과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학교 급식실 조리사의 노동 강도가 타 업종에 비해 더 고됨을 예측케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조사에 응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업무 중 재해를 입은 경험이 있었으나 이중 산재처리를 한 근로자는 불과 9% 뿐이었다. 나머지 90%에 가까운 근로자는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았다.

학교급식실 조리사의 부실한 안전관리체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례로 지난 2월 산재를 신청한 한 근로자의 경우 약 10년 동안 급식실 조리사로 일하면서 매일 1,530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단 7명에 불과해 1인당 218명의 식사를 책임져야 했다. 준비 시간은 3시간으로 촉박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국 재료 70kg, 무침 재료 50kg, 튀김재료 90kg을 여성 2명이 단 10분 만에 옮겨야 하는 것은 물론 90kg에 달하는 쌀을 나르고, 이를 다시 물과 혼합해 5킬로 정도의 밥판 54개를 일일이 찜솥에 넣는 작업이 매일 반복됐다.

게다가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 나면 1,530개의 식판을 걷어 거의 2시간에 걸쳐 설거지를 하고, 또 뒷정리도 해야했다. 사실상 여성근로자가 감내하기 힘든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업환경 등 고려한 인력기준 개선 필요

급식실 조리근로자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현장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인력기준 때문이다. 여기에다 근로자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보니 적절한 처우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아파도 휴가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대답을 한 근로자가 68%에 달했는데, 그 이유의 대부분(78%)이 ‘대체인력이 없어서’였다. 단 30%의 근로자에게만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이 모두 보장되고 있었고, 휴게·식사시간이 모두 없는 근로자는 무려 37%였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학교급식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급식안전을 위한 위생감독만 진행되고 있을 뿐 급식 조리사의 건강과 안전은 방치되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정부와 사회가 함께 나서 학교 급식 조리사의 아픈 허리를 곧게 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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