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고장열차 견인 투입 중 추돌, 100여 명 부상
부산지하철 고장열차 견인 투입 중 추돌, 100여 명 부상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2.11.28
  • 호수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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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다 ‘신속’ 앞세워 발생한 人災

 


지난 8월 대티역 화재사고 이후 또다시 부산에서 열차사고가 발생해 도시철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8시 15분께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에서 물만골역으로 향하던 제3038호 전동차가 물만골역 전방 100여m 지점에서 멈춰섰다.

이 사고는 운전실과 객실 사이 안내전광판 계전기에서 합선이 돼 발생한 것으로, 다행히 대형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차와 동시에 객실 내 전기가 모두 나가 200여명이 넘는 승객들은 한동안 어둠 속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어 고장 난 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운행에 나선 3040호 전동차가 사고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추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고 충격으로 3040호 전동차의 바퀴 2개가 탈선했고 승객 11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에 부산교통공사는 즉시 초기대응반을 포함한 비상 인력을 총동원해 사고 발생 현장 및 환승역 등에 배치하고 모타카와 탈선복구 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복구작업에 나섰다.

운행 정상화를 위해 선로 등을 정밀 점검하는 등 10시간 동안 복구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6시부터 3호선의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기관사 사고지점 착각, 과속 운행이 원인

1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사고는 부산교통공사 측의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사고 열차의 견인에 나선 구원 열차의 기관사는 서둘러 사고 수습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운행수칙을 지키지 않고 규정 속도보다 과속으로 무리하게 열차를 운행하다 추돌 사고를 냈다.

현장 상황을 통제하고 종합적으로 대응 지휘를 해야 할 관제실은 정확한 사고 지점조차 알려주지 않은 채 구원을 지시하고, 추돌 순간까지도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견인 열차의 기관사 김모(48)씨로부터 “사고지점이 물만골역과 연산동역 사이인 줄 알고 과속 운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노조는 승객의 ‘안전’보다 ‘신속’을 앞세운 공사 측의 안전불감증이 이같은 사고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고장열차 위기 대응 부실

멈춰선 3038호 전동차의 비상조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고 당시 기관 고장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작동해야 할 보조배터리는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기관사는 휴대전화로 관제실에 사고 소식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인해 열차 내부의 전기가 다 나갔지만 “기관 고장으로 열차가 멈춰섰다. 곧 출발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단 한 차례만 나왔다.

배전반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열차 내부로 새어나와 승객들은 혼란에 빠졌지만 이에 대한 대처와 안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사고원인 조사와 함께 부상자에 대한 피해보상에 착수했다. 교통공사는 병원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한편, 승객사고 보험규정에 근거해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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