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2, 다시 되돌아보는 산업안전
아듀 2012, 다시 되돌아보는 산업안전
  • 임동희 기자
  • 승인 2012.12.26
  • 호수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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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 올해에도 어김없이 계속, 대형사고 유독 많았던 한 해
다사다난했던 2012년. 올해에는 유난히 사회적인 이슈가 된 사고가 많았던 한 해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최근 2년간 이어졌던 재해감소세가 다시금 증가추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올해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화두가 됐던 사고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올해 발생했던 주요 사고들을 모아봤다.

구미산단 불산누출로 인근지역 초토화


올해 단연 화두는 구미 불산사고가 아닌가 싶다. 지난 9월 27일 구미국가4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제조공장인 H사에서 불산이 든 20t 탱크로리 호스 연결 작업 중 가스누출과 폭발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후 유독가스(불산)가 공기를 통해 대량 퍼지면서 인근 지역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인근 근로자 및 주민 등 3,000여명이 병원에서 검사 및 치료를 받았으며, 농작물 200㏊ 이상, 가축 3,000마리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그야말로 황폐화됐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은 지난 10월 8일 특별재난관리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사고는 안전관리측면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근로자의 보호구 및 안전장비 착용이 전무했고, 안전수칙 및 작업절차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관리자 감독 등 현장의 안전관리도 미흡했다.

더욱 큰 문제가 됐던 것은 사고 발생 후 대처 과정이었다. 사업장은 물론 관할 소방서, 구미시 모두에서 화학사고에 대한 대응매뉴얼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피해가 인근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또 중화제인 소석회도 미리 확보해놓지 않아 사고 후 중화작업도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그리고 사고 발생 3시간 30분이 흐른 뒤에야 산단 입주업체 및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조치를 취하는 등 대피체계도 크게 미흡했다.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사전 안전관리체계는 물론 사고 발생 시 대응조치, 관련기관 간 협조체계 등 여러 부분에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노출시켰다고 분석해볼 수 있다.

지난 10월 17일 김황식 총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 및 사고대응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예고했다. 관련 부처 및 지자체, 유관기관들도 저마다 화학물질관리 시스템 및 사고대응 매뉴얼 개선대책을 내놓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사고는 앞으로도 화학물질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계속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사고의 여파가 컸다는 뜻이다.

장남교 붕괴, 공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발생

특수공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공사 중인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가 났다.

지난 9월 22일 오전 8시50분께 경기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 장남교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근로자 14명이 15m 아래로 추락해 홍모(55)씨와 민모(50)씨가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교수, 전문가, 관계 공무원 등으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를 철저히 조사했다. 그 결과 잘못된 시공순서가 사고를 일으켰다는 조사위의 분석이 나왔다.

장남교 공사현장은 콘크리트 블록을 분리시공하지 않는 특허공법과 분리시공하는 특허공법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된 현장이다. 이 중 사고구간에 적용된 특허공법은 상현강판의 보강을 위해 강판 상부에 상부슬래브의 일부 콘크리트를 블록형태로 먼저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시공과정에서 특허공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보강용 콘크리트 블록부분을 분리타설하지 않고 일괄타설해 상현강판에 과도한 압축력(상현부재가 좌굴에 견딜 수 있는 강도를 20%가량 초과)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시공자의 이해부족 외에도 설계도면상에 콘크리트 블록 분리시공 과정이 일부 불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또 시공방법에 대한 특허권자, 원설계자, 시공자간에 충분한 기술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문제시됐다.

국토부는 사고가 나자 동일공법이 적용된 시설물들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토록 해당 발주청에 통보했으며, 조사위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대형화재, 끊임없는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


건설현장에서 올해에도 후진국형 사고가 어김없이 발생했다. 지난 8월 13일 오전 11시23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공사장 지하에서 큰 불이 났다. 이 불로 현장 근로자 김모(50)씨 등 4명이 숨졌고 이모(54)씨 등 25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번 화재사고로 참변을 당한 근로자들은 주차장 부지인 지하 3층에서 일하던 사람들로, 넓은 공간에 화재 연기가 가득차면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는 지하 3층 기계실 천장에 설치된 가설전등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우레탄폼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불이 벽면 통풍구와 통로를 통해 지하층 전체로 확산되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기계실은 지하 2층과 3층이 1개층으로 뚫려 있는 구조였으며, 천장(높이 7.2m)에는 전체 면적에 우레탄폼이 시공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신축 공사장이다 보니 소방시설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또 방수 작업 등을 하느라 각종 페인트와 우레탄 등 유독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는 인화물질이 쌓여 있었고, 폭발에 대비한 안전시설 및 대피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이 사고는 법 개정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사고 후 소방방재청은 화재위험이 높은 공사장의 사업주에게 화재예방 및 피난조치 등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지난 10월 입법예고 했다.

이 개정안에는 화재 위험이 높은 공사의 경우 소화기 및 옥내소화전 등의 임시 또는 법정 소방시설을 공사 전에 먼저 설치하고, 위험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대불산단 폭발사고, 조선업종의 구조적 문제점 제기

지난 10월 31일 오전 삼호읍 대불산단 내 W중공업 1공장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W중공업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현장에 있던 LP가스가 유출된 사실을 모른 채 블록 안에 들어가 용접작업을 준비하던 중 불길이 번지면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로 결론지어졌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장에 남아있을지도 모를 가스 등을 확인하고, 있을 경우 환풍기를 통해 빼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가스검지 및 경보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내부에 잔류돼 있는 LP가스의 통풍·환기조치도 없이 작업을 진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독자와 작업자들의 안이한 생각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사고는 조선업종의 하도급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대형선박의 건조는 블럭을 제작해 조립하는 형태로 이뤄지기에 수많은 하청업체가 존재한다. 근무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또 경기침체로 인력수급마저 원활하지 못해 현장의 인력이 수시로 바뀌면서 작업의 연속성도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는 “하청에서 하청으로 이어지는 조선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화성 접착제 공장사고, 습관적인 법위반이 사고 일으켜

 


지난 6월 18일 오전 11시 35분께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접착제 생산공장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조선족 장모(23)씨를 비롯해 총 4명이 사망하고, 9명(인근 사업장근로자 5명 포함)이 부상당했다. 폭발 충격으로 공장 건물은 철골구조물만 남기고 완파됐고, 인근 건물 10여채와 차량 수십여대가 파손됐다.

사고 당시 공장장이 외출로 자리를 비우면서 근로자들만이 작업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결과, 공장 1층에서 톨루엔 용재를 이용해 생산 작업을 하는 도중 혼합반응기의 유증기에 의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2010년 1월 잉크를 생산하던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Y회사로부터 공장부지를 인수해 동일한 업종으로 허가를 받아 8명이 접착제를 제조해왔다. 에틸아세트산과 톨루엔,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폴리비닐 알코올(PVA) 등 인화성이 높은 화학제품을 혼합 반응하는 방식으로 접착제를 생산해 항상 화재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곳은 법위반 사업장으로 유명했다. 2010년 8월 화재가능성이 높은 불법 위험물 용기를 사용하다가 소방서에 적발돼 벌금형을 부과 받았으며, 지난해 5월에는 배출시설 미가동(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화성시에 적발돼 과태료와 조업정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사고 당시에도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공장 내부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곳에서는 지난 2009년 4월(당시 Y사)에도 가스 폭발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에 감독기관의 관리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올해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HOT 이슈

1월
사업장의 안전점검 방식, 감독방식으로 전환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 철거 중 붕괴사고 발생(1명 사망, 1명 부상)
전북 고창 빌라신축 공사현장에서 부동액 사고 발생(1명 사망 등 10명 사상)
인천 자월도 해상에서 대형 선박 폭발사고 발생(5명 사망 등 10여명 사상)

2월
건설현장 ‘보호구 착용 점검의 날’ 운영 시작(매월 4일)
산업안전보건관리비사용기준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
2011년 산재현황 공식 발표(재해자수 93,292명, 재해율 0.65%)
2012년 서비스업 안전더하기 사업 발대
산안법 위반에 대한 즉시 사법처리 또는 과태료 부과 시행
대구산재병원 개원
국토부, 건설안전정보시스템(www.cosmis.or.kr) 구축
장성광업소에서 폭발사고 발생(2명 사망, 7명 부상)

3월
원하청 공생협력 프로그램 운영 시작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산재예방시스템선진화위원회 출범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씻을 권리 강화
국토부, 10층 이상 건물 철거 시 안전계획 의무화
대경권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 개소

4월
에너지시설 안전점검 민관합동위원회 출범
대구산재병원 개원
안전한 세종시 만들기 출정식 개최
석면안전관리법 시행
대구근로자건강센터 개소
T산업 울산공장 화재사고 발생(10명 사상)

5월
경남근로자건강센터 개소
경남 양산시 건설폐기물 공사현장에서 토사 붕괴사고 발생(3명 사망)
부산 노래방에서 대형화재사고 발생(9명 사망, 5명 부상)

6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체 시행(1,000억 이상 현장 우선 도입)
6.7 산재예방대책발표(산재취약부문에 재정지원·행정력 집중)
고용노동부 이재갑 차관 내정

7월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제출대상 확대(식료품제조업 등 8개 업종 추가)
인권위, 고용노동부에 업무상 질병 입증책임 개선 권고
제45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 개최
제19대 국회 환노위 전반기 상임위원 확정(위원장에 신계륜 의원)
경기 광주시 모 냉동창고에서 가스 폭발사고 발생(2명 사망 10명 부상)
충북 음성 접착제 원료생산공장에서 탱크로리 폭발(1명 사망, 2명 부상)
서울 가산동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비계붕괴사고 발생(6명 부상)

8월
에너지시설 안전개선대책 발표(안전관리최고책임자 선임 의무화 등)
산재예방요율할인제 입법예고
연구기관 안전예산 반영 의무화
국립현대미술관 대형화재사고 발생(4명 사망, 20여명 부상)
서울 가좌역 공사현장에서 화물차 추돌사고 발생(1명 사망, 8명 부상)
청주 L화학공장 폭발사고 발생(5명 사망, 8명 부상)
대구지하철건설현장 80톤급 천공기 전도사고 발생(1명 사망, 1명 부상)
전남 영광 모 아파트 현장, 외벽작업 중 추락사고 발생(2명 사망, 1명 부상)
경남 함양군 당흥세월교 1차 붕괴
전남 신안 해상에서 79톤급 대형선박 화재사고 발생(10여명 부상)
강원 삼척시 남양동 상가건물 LP가스 폭발(35명 부상)
강릉시 옥계면 L시멘트 석회암 채취 광산에서 산사태 발생(2명 사망)

9월
사업주에 위생시설 설치 의무화
2011년도 산재다발업체 259곳 공표
연구실일일안전점검표 기록·유지 의무화
구미 불산사고 발생(근로자 5명 사망)
전북 정읍 선박엔진 부품공장에서 제2의 용광로사고 발생(2명 사망)
경기 파주 장남교 붕괴사고 발생(2명 사망, 12명 부상)
서울 오류동 오피스텔 신축공사현장 지반 붕괴사고 발생(주민 300여명 대피)
서울 신림역 상가건물에서 간판 작업 중 크레인 전도사고 발생(8명 부상)

10월
김황식 총리, 사업장 재해예방시스템 전면재점검 예고
화평법 국회제출(화학물질 등록·평가제도 도입 등)
안전인증 S마크 발급 1만건 달성

11월
대한산업안전협회, 석면안전관리교육위탁기관 지정
인권위 산재입증책임 권고에 고용부 수용불가입장 표명
타워크레인 벽체지지 방식 의무화 등 산업안전보건기준 입법예고
예술인 산재보험 혜택
건설업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기준 확대(외부에 교육장 설치 시 적용)
김포아트홀 공사현장 붕괴(1명 사망, 8명 부상)
경남 함양군 당흥세월교 2차 붕괴(1명 사망, 1명 부상)
충북 제천 모대학 기숙사 건설현장에서 부동액 사고 발생(7명 부상)

12월
유방암 산업재해 첫 인정
산안법시행령 일부개정안 입법예고(유해위험업종은 5인 미만도 적용가능 등)
산재예방요율할인제 국무회의 통과
울산앞바다 방파제 축조공사현장에서 바지선 전복사고 발생(6명 사망, 6명 실종)
경기 이천시 설성면 집수정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 발생(2명 사망, 1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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