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이상기후에 대한 범부처 합동 보고서 발간

극한 기상 현상이 유난히 잦았던 지난해 호우와 태풍으로 발생한 재산피해액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984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18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 국토해양, 산업·에너지, 방재, 산림, 수산, 환경, 건강 등 총 8개 분야의 피해상황과 피해저감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 등이 담겨 있다.
먼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염 그리고 연이은 태풍 등의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장마철부터 초가을 사이 집중된 호우와 태풍으로만 1조31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고 8명이 사망했다. 특히 4개의 태풍(카눈, 볼라벤, 덴빈, 산바)이 한반도에 잇따라 상륙했을 당시에는 농작물과 비닐하우스에 3,066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기·강원·경북·경남 지역에는 강풍과 함께 우박이 떨어져 86억원의 피해가 났다. 또 전국적인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1,857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해양 분야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항공편 결항 사태로 항공사들이 17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아울러 한파로 생긴 빙판길 때문에 경기 김포에서 25중 추돌사고가 나는 등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빈발했다.
산업분야에서도 큰 피해가 났다. 지난해 4월 3일에는 남부지방의 강풍으로 인해 크레인이 붕괴되고 공장 지붕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8월 12∼13일에는 군산에 내린 집중호우로 군산산업단지 내 공장이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기도 했다.
산림에도 막대한 피해가 났다. 8월 말 이틀 간격으로 상륙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10.54㏊의 산림이 유실됐고 19,104그루의 가로수가 피해를 입었다.
한편 6월 1일부터 9월 6일까지 응급의료기관 460곳을 대상으로 폭염 피해를 조사한 결과에서 온열질환자수는 984명으로 조사됐고, 이 가운데 14명은 사망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북극의 해빙이 많이 녹은 것에 영향을 받으면서 한파와 폭설이 자주 찾아왔다”라며 “특히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연이어 상륙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능력 제고
정부는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재해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정부는 기후변화 적응형 농업시설을 보급하고, 돌발 병해충 관리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류 하천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에너지 공급 시설의 안정성도 확보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태풍 또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따른 사업장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위기대응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설비관리와 관련된 매뉴얼을 제작 보급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집중호우의 빈도 및 규모 증가에 대비해 하수저류시설을 확대하고, 폭염 건강피해 감시시스템을 강화해 취약계층의 건강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 현상이 빈발하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상기후 현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모니터링 및 재난·재해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