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 정착이 제2의 숭례문 화재 예방
안전문화 정착이 제2의 숭례문 화재 예방
  • 승인 2013.02.06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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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은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염에 휩쓸려 그 웅장하면서도 고아한 자태를 감춘 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2008년 2월 10일 숭례문의 전면 2층 누각이 화마에 휩싸여 무너져 내리면서 문화 한국의 자부심과 자존심까지 허공에 흩어졌다.

숭례문 화재는 명백한 인재였다. 숭례문을 개방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보내면서 화재나 고의 파손의 우려가 생겼으나, 당시 소방 시설이라고는 고작 소화기 몇 대 뿐이었다. 그 흔한 화재감지기와 자동 스프링클러(살수기)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야간에는 관리 인력도 없었다. 그저 무인 경비 시스템에 의해 주변만 경비했을 뿐이었다.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야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가렸지만 그 근본적 원인은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부실한 관리행정이었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때문에 올해 4~5월경 새로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에 있는 숭례문을 맞이하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기쁘면서도 여전히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는다. 비록 사고 당시 무너져 내린 2만 여장의 기와를 다시 얹었고 단청도 새로 마감했지만, 곳곳에 남겨진 불에 탄 흔적이 결코 숭례문이 완전한 제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음을 말해준다.

숭례문 화재는 단순히 하나의 문화재가 소실된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정신과 문화의 한 축이 붕괴되는 아픔을 남겼다. 이 큰 고통을 딛고 다시 태어난 숭례문이기에 다시는 후손들의 관리소홀과 안전불감증에 의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 보여지는 모습을 보면 정부 역시 각성을 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화시설을 비롯해 불꽃감지기, 광센서 열선형 감지기 등 첨단 방재시설을 설치한 것은 물론 지능형 CCTV 등을 통해 철벽 감시체계도 구축했다. 게다가 이를 관리하는 컨트롤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물탱크 등이 위치할 관리동과 숭례문 지하에 배관도 매설한다.

실로 안전관리체계가 큰 폭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문화재 화재를 예방하는 것은 아님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문화재는 단순히 방재시설만으로는 완벽을 기할 수 없다.

이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국내 문화재 안전관리는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일례로 목재 문화재의 보험가입율은 50%도 안 되는 상황이고, 위기대응 실무메뉴얼에는 구체적인 예방 지침도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2009년 232억원에서 2012년 115억원으로 지난 4년간 문화재 안전관리 관련 예산은 33%나 감소됐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 그저 일부 중요 문화재에 한하여 개선을 한다고 문화재 안전관리체계는 한순간 발전되지 않는다. 항구적인 문화재 안전을 위해서는 우선 국보 등 주요 문화재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책임지는 방향으로 법을 정비해야 한다. 지금처럼 문화재 관리 주체가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 다원화돼있으면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실현하기가 어렵다.

또 각종 안전문화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문화재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야 한다. 문화재를 사랑하는 국민의 감시와 당국의 철저한 관리만이 문화재를 완벽히 지킬 수 있다.

이제 선조와 선열 앞에 다시는 무릎 꿇어 사죄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 당국은 문화재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 모두는 숭례문의 복원이 화재사고의 종결이 아니라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자존심 회복을 향한 시작이라고 여겨야 한다.

선조가 남긴 위대한 유산도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안전문화의 정착을 통해 문화재 화재 나아가 각종 안전사고가 사라질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협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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