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학의 향기, 그 이면을 살피라
우리문학의 향기, 그 이면을 살피라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3.02.06
  • 호수 18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在上位, 無使下位攻之爲其名, 在下位, 無使上位折之爲其威, 則處世也幾矣
(재상위, 무사하위공지위기명, 재하위, 무사상위절지위기위, 즉처세야기의)

윗자리에 있을 적에는 아랫사람이 명분을 들어 자신을 공격하게 만들지 말고, 아랫자리에 있을 적에는 윗사람이 위엄으로 자신을 꺾게 만들지 않는다면, 처세를 잘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성(靑城) 성대중 (成大中 : 1732~1809)「질언(質言)」『청성잡기(靑城雜記)』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든 수없이 펼쳐지는 인간관계 속에서 아랫사람이 되기도 하고 윗사람이 되기도 한다. 또 그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명분과 위엄에 맞게 처신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위의 글귀는 이같은 고민 해결에 있어 누구에게나 커다란 깨우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활구(活句)가 되게 하려면 그 이면을 살펴야 한다.

아랫사람이 명분으로 공격하고 윗사람이 위엄으로 꺾는 상황이 오지 않게 하는 방도는 무엇일까? 우리는 대개 남에게 비방을 듣게 되면 그 상황에만 집착한 나머지 사태의 본질을 올바르게 직시하지 못하게 된다.

분노와 억울함에 가려진 나머지 명분으로 공격해 오면 그 명분을 붙들고 늘어지고, 이를 다시 위엄으로 꺾으면 그 권위를 무시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아랫사람이 명분을 든 것은 그것 밖에 나를 공격할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윗사람이 위엄을 내세운 것은 그것 밖에 나를 누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저들이 나를 두렵게 한 것이 아니다. 내가 저들에게 두려움을 주었고 그 두려움을 감내할 수 없게 된 순간 그들은 나에게 사나움을 토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씨앗은 다시 내 두려움의 태중에 내재되어 또 다른 아랫사람, 또 다른 윗사람에게 사나움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처세를 잘했다’는 것의 본질이요, 요체인 것이다.

<자료제공 : 한국고전번역원>

  • 서울특별시 구로구 공원로 70 (대한산업안전협회 회관) 대한산업안전협회 빌딩
  • 대표전화 : 070-4922-2940
  • 전자팩스 : 0507-351-7052
  • 명칭 : 안전저널
  • 제호 : 안전저널
  • 등록번호 : 서울다08217(주간)
  • 등록일 : 2009-03-10
  • 발행일 : 2009-05-06
  • 발행인 : 박종선
  • 편집인 : 박종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보현
  • 안전저널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본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Copyright © 2025 안전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hkim@safety.or.kr
ISSN 2636-0497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