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노출에 흡연 시 폐암사망률 53배
석면에 노출된 사람이 흡연을 할 경우 폐암 사망률이 비 흡연, 비 석면 노출자에 비해 5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S병원이 석면과 흡연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비 흡연·석면노출자의 폐암 사망률은 비 흡연·비 석면노출자의 5배인 반면, 흡연·석면노출자의 폐암 사망률은 53배에 달했다.
석면노출로 인해 발병한 폐암을 종류별로 보면, 편평상피암이 43%로 가장 많았으며 소세포암 28%, 선암 19%, 대세포암 10% 등이 뒤를 이었다.
통상적으로 폐암은 비소세포폐암(편평상피암·선암·대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비소세포암은 전체 폐암 중 70~85%를 차지하고 소세포암은 15~30%를 차지한다. 석면에 의한 폐암도 이와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석면 노출이 많을수록 폐암은 물론 후두암이나 기관지 악성종양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복부 외벽에 붙어있는 막인 중피에 발생하는 암, 악성중피종은 전체 환자 중 85%가 석면노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은 저렴하면서도 내구성이 강해 우리나라에서는 1970~80년대에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됐다. 이후 석면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면서 석면사용이 제한됐고, 2009년부터는 석면과 관련된 사용·제조·유통·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석면으로 폐암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석면을 직접 생산하거나 건설현장에서 석면을 취급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 석면생산 공장의 인근 주민들이다. 석면을 가장 많이 다룬 1970~1980년대 석면공장이나 건설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고(高)위험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석면 노출로부터 폐암 발병까지 잠복기가 15~40년인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며 “석면으로 인한 폐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高)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폐 정밀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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