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평가 정착 및 보급의 중추 인력 돼야”

박두용 교수, 한국안전학회 세미나에서 주장
산업안전·보건지도사를 사업장에 폭넓은 기술지원을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안전보건 컨설턴트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특히 본격적으로 현장에 정착되고 있는 위험성평가에 대한 컨설팅이 산업안전·보건지도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박두용 한성대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산업안전·보건지도사 제도의 문제점 및 제도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미나는 한국안전학회(회장 이근오)와 한국산업위생학회(회장 박동욱)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박 교수는 1996년 도입된 직후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다가 2012년 다시 부활한 산업안전·보건지도사 제도가 여전히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박 교수는 고유업무 영역의 부재, 기술사 제도와의 중복 등을 들었다.
시험제도나 업무영역에서 기존의 기술사와 차별성이 없어 기술사와 갈등을 유발하게 됐고, 결국 기술사 제도가 있는 상태에서 지도사 제도를 유지해야할 명분이나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인식됐다는 게 그 설명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지도사 제도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갈수록 새로운 규제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제도의 성과가 취약하다고 성급하게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폐지는 쉬워도 나중에 필요성을 깨닫고 다시 만들기에는 엄청난 어려움이 뒤따르기에 폐지보다는 지도사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지도사의 전문 업무영역 구축 필요
이날 박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지도사가 주축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마련해야 하며, 그 중 하나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위험성평가’라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최근 자기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사업주가 스스로 발굴하고 관리하는 ‘위험성평가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이를 컨설팅해주어야 할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향후 더욱 강화될 ‘사업장 책임안전관리’ 정책과 제도에서는 사업장 스스로 책임안전보건관리를 해나가는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은 물론 법, 제도, 정책과 근로자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및 건강관리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기술지원을 할 수 있는 포괄적 안전보건 컨설턴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그 역할을 산업안전·보건지도사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기술사는 자기 전공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자를 말하고, 지도사는 산업안전 또는 산업보건 전반에 폭넓은 지식과 능력을 갖춘 자를 지칭한다. 따라서 박 교수는 산업안전·보건지도사를 사업장의 포괄적인 안전보건컨설팅을 담당하는 전문가로 육성해야 함을 거듭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컨설팅을 활성화하는데에도 산업안전·보건지도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안전보건컨설팅이 필요하지만 관리의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50만개소에 달한다며, 이러한 사업장을 산업안전·보건지도사가 관리하도록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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