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제일의 경영철학
안전제일의 경영철학
  • 승인 2014.04.02
  • 호수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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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 고용노동부 성남고용노동지청장
‘안전제일’이라는 말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어느 공장을 가더라도 이 표어가 보이지 않는 곳은 없다. 이 말은 상식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누구라도 알고 있는 단어가 되었다.

원래 이 말이 유래한 곳은 미국의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U.S. Steel이다. 이곳의 게리(Gary) 사장이 제시한 이 말은 당초에는 안전표어가 아니고 경영방침이었다. 이 회사의 경영방침은 처음에는 “생산제일, 품질제이, 안전제삼(生産第一, 品質第二, 安全第三)” 세 가지 세트였다. 이것을 쉽게 말하면, “먼저 생산을 생각해라. 이것이 다 되면 그 다음으로 품질을 생각해라. 그리고 이것이 다 되면 그 다음으로 안전을 생각해라”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영방침은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먼저 재해가 다발하였다. 경영진은 이를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불량이 다발하고 품질이 저하되었다. 이에 대해 경영진은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좀 곤란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의 결과이었다. ‘제일’이어야 할 생산이 산업재해와 불량에 의해 곤두박질 쳐 버린 것이다.

게리 사장은 종전의 경영방침이 잘못된 것을 인식하고, 경영방침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이것이 그 유명한 “안전제일, 품질제이, 생산제삼(安全第一, 品質第二, 生産第三)”이다. 이 방침이 나오고 나서 산업재해가 크게 감소하고 작업장이 정비되어 품질도 향상되었다. 나아가 ‘세 번째’였던 생산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이를 통해 게리 회장은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시 안전제일이 정답이다. 안전에 철저하면 품질, 생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즉 안전은 생산의 원점이다”

안전제일이라는 말의 역사적 경위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말은 당초 경영방침, 즉 경영철학이었다. 단순한 표어가 아니었다. 그리고‘품질제이, 생산제삼’과 한 세트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이 우리나라에 수입되면서 ‘안전제일’만 맹목적으로 남고 ‘품질제이, 생산제삼’은 누락된 채 주의환기용의 단순한 표어가 되어 버렸다. 귤이 회수를 건넌 뒤 탱자가 된 꼴이다.

안전제일의 경영철학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Alcoa)의 최고경영자인 오닐(O’Neill)에 의해 재현되었다. 회사가 경영위기에 처해 있었던 시기에 부임하였던 오닐은 근로자의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조직의 습관을 철저하게 바꾸어 나갔다. 초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도 있었지만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천한 결과, 재해가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품질이 향상되고 연간 순이익도 5배나 증가하였다.

작업장의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안전이 +α로 생산활동의 부가적 요소가 아니라 생산활동의 원점이 되는 작업관행이 확립되어야 한다. “생산이 있고 나서 안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이 확보된 후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게리(Gary)나 오닐(O’Neill)과 같은 안전제일을 확고한 경영방침으로 삼고 조직의 구석구석까지 실천하는 CEO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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