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타파 위한 노사민정 노력 절실
새해 벽두부터 여수, 목포 등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안전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다. 대형 사고의 신호탄은 설날 오전에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다. 지난 1월 31일 오전 9시 35분께 싱가포르 유조선 ‘우이산호(WU YI SAN)’가 여수 낙포각 원유 2부두에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하다가 송유관 3개를 파손시켰다.
이 사고로 다량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 원유와 나프타, 유성 혼합물을 합쳐 무려 16만4000ℓ에 달하는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를 야기시킨 관련자 8명은 사법처리됐지만 방제작업에만 두 달이 걸렸다. 또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한 사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어 2월 5일에는 여수시 신월동의 모 공장에서 임시보관중이던 기폭화약 18.1㎏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보관시설은 완파됐다. 화약을 제조해 군 등에 납품하는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6월 원료 과다투입으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
또 2월 19일에는 여수산단의 석탄부두에서 8만t급 석탄저장 사일로가 붕괴됐다. 높이 60여m의 저장고가 붕괴되면서 컨베이어 벨트 등이 부서졌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3월은 잠잠했으나 다시 4월 들어 대형 사고가 꼬리를 물었다.
지난 2일 오후 1시 56분께 목포시 산정동의 아파트에서 주차장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지반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민 1명이 다치고 주차 차량 1대가 지반 밑으로 쓸려 들어가는 등의 피해가 났다.
다행히 균열이 주차장에 국한되면서 더 큰 피해는 없었다. 만약 균열이 아파트 건물 쪽으로 이어졌다면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틀 뒤인 4일에는 여수시 거문도 남동쪽 63㎞ 지점에서 북한 청진항을 떠나 중국 양저우로 향하던 4300t급 화물선 ‘그랜드포춘1호’가 침몰, 북한 선원 16명 중 3명이 구조되고 13명은 사망 또는 실종됐다. 심상찮은 사고가 잇따르더니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수백 명의 학생들을 태운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호남지역에서는 지난 4달 동안 폭발, 붕괴, 침몰 등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여수에서 6명이 사망하고 11명 부상당하는 폭발사고가 있었음에도 제도보안은 여전히 미온적이다”라며 “정부에서는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동시에 노사민정 모두는 안전불감증 타파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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