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소설, 욕망(慾望)
중편소설, 욕망(慾望)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4.05.07
  • 호수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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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진 | 그림, 김주헌

제1부 탐욕의 성(性) 
<18회> 


얼마나 황당하고 처절했겠어. 만약 그 언니 집안에 판사나 검사 한 명쯤 있었다면 그렇게 됐겠어? 하여간 난 그때 그 언니 사건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은 여성이라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엄청스런 분개심이 느껴지더라고. 내가 봐도 그 언닌 남편을 죽이려고 누구를 시킬 그런 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야 절대로. 그때 우리나라 여성 단체들은 다 뭘 했는지 모르겠어. 나부터라도 그 지경이 되었다면 그 남자를 죽이고 싶은 마음의 충동쯤은 충분히 느꼈을 것 같아. 요즘 세상에 누가 그렇게 얻어맞고 참겠어.

사실 난 그때 그 언니를 모티브로 해서 법정 실화 소설 한 편을 쓰고 싶었어. 그 소설을 통하여 가정 폭력이란 게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가 하는 것을 세상에 널리 고발하고 날로 늘어가고 있는 무지한 폭력 남편들에 대한 경종을 주는 그런 실화 소설을 꼭 쓰고 싶었는데 여건이 맞지 않았지. 내 생활이 바빠서 말이야. 언젠가는 누가 쓰리라 믿지만 최근 신문에도 보도가 되었는데 우리나라 가정 폭력과 아내 학대 문제는 해마다 늘고 있어, 나도 예외가 아니지만.

 



가정 폭력의 문제가 이토록 심각함에도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것은 그런 문제가 거의 다 가정 안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남편이 가해자라는 점 때문에 또한 남편들이 아내는 내 소유물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여자는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이 겹쳐져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이 되기도 해.
그 언니 사건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아내의 학대, 가정 폭력에 따라 한 가정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남편들이 한번쯤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아내는 그냥 한 사람의 여자, 또는 한 가정의 주부로만 볼 것이 아니고 다음 세대를 책임지고 육성시켜 나갈 주체임을 인식시켜 나가려면 지금 교도소에서 억울하게 청춘을 묻고 사는 그런 언니 사건 스토리가 책으로 나오고 영화로 제작되어 범국민적 가정폭력 방지 운동이 일고 전 국민적으로 가부장제 폐지 운동이 전개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몇 년 전에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라는 자서전을 펴내어 유명해진 미 육군 소령이면서 하버드 대학 박사 학위를 따서 화제가 된 서진규 라는 여성 있지. 그 분도 남편의 폭력이 너무 심해 권총으로 남편을 쏴 죽이고 싶었다고 솔직한 글을 책 속에 쓴 것을 읽은 것이 있어. 오죽했으면 그런 여자도 사랑하는 남편을 죽이려 했겠어. 그치?!

“글쎄요.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말씀 같네요. 우리가 어릴 때 본 ‘검사와 여선생’이었던가 그 영화와 비슷한 사건이군요. 어렴풋이 생각납니다만 그 영화도 방탕하던 남편이 부인을 때리다가 발생한 살인 사건이었고 그래서 그 부인은 살인죄로 구속 재판을 받는데 그 사건을 맡은 검사가 그 여선생의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제자였고 그래서 그 제자는 검사 사표를 내고 스스로 변호사가 되어 은사인 그 피고인을 정당방위로 구출해 내는 휴먼 스토리였지요. 지금 청주 여자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는 채옥화라는 그 분에게도 그런 제자가 한 명쯤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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