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돈이다
안전은 돈이다
  • 승인 2014.05.07
  • 호수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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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가장 잔인한 봄을 보내고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피멍이 들게 한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것도 모자라 그 사고 원인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국민 모두를 아연실색케 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모든 원인은 돈이다. 안전과 돈을 바꾼 것이다. 20년 된 중고 배를 구입한 것도 돈 때문이고 승객을 더 많이 수송하기 위해서 배를 개조한 것 또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였다.

또 선주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이기심에서 과적 운행을 일삼았고, 선원들은 과적을 알고서도 배를 운항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사는 직원급여를 줄이기 위해서 경험이 없는 항해사를 고용했고, 대부분 선원들 역시 정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고용했다.

특히 승객들과 선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은 돈을 벌기 위해서 안개가 낀 상황에서도 운항을 강행했다. ‘설마 이 큰 배가 어떻게 되겠어’, ‘회사가 어려운데 안전쯤이야’라고 여겼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외신들이 한국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조롱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익히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급격하게 경제가 성장했으나 이 과정에서 효율과 이익만을 우선시했다. ‘나만 더 많이 벌면 그만이지’라는 이기심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면 안전을 무시해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청해진해운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안전을 철저히 무시하는 기업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항변은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는 하청과 계약직 직업형태로 이루어지는 피라미드식 이익 창출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하청 단계가 많아질수록 기업들은 인건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즉 하청, 재하청 업체에서는 안전관리비용을 줄이고, 계약직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관리를 어떻게 강화해 나가야 할까. 아무리 정부에서 단속하고 법적 제제를 가해도, 결국은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한계에 있는 것이 안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즉 적절한 비용이 안전관리비로 쓰일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유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안전을 무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기업의 안전관리는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품 및 서비스 생산 가격에 안전관리 비용을 표시하도록 하는 방법이 시행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안전비용도 같이 소비하는 것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모 다국적 커피기업에서는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판매하면서 ‘우리 커피는 생산 과정에서 임금착취가 없으며 근로자는 안전한 환경에서 작업합니다’라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소비자가 비싼 커피를 선택하면서도 거리낌이 생기지 않는 이유다.

과거 대한민국에는 ‘저비용 고효율 안전관리기법’이 존재했다. 안전보다는 경제 논리가 우선시 되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기법이다. 하지만 이제는 ‘저비용 고효율 안전관리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적은 비용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의미다. 예전보다 산업이 다변화하고 작업 공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조그마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안전비용을 절감한 결과가 대한민국을 슬픔에 젖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다시는 이런 처참하고 비통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국민 모두는 안전을 무시하는 기업이 존재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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