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산업재해 인정 논란’ 전환점 마련
백혈병 ‘산업재해 인정 논란’ 전환점 마련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4.05.21
  • 호수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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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피해자에 대한 합당한 보상 약속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백혈병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중재기구를 통한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백혈병 문제를 진작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가족과 대책위원회인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에서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권 부회장은 “당사자, 가족 등과의 합의를 통해 공정하고 객 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할 것”이라며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부회장은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라며 “특히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보조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왔는데, 이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이 문제는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고 황유미씨의 유족을 비롯해 반도체 라인 근무자들은 백혈병, 암 발생 원인을 공장 유해물질로 지목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같은해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됐고,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다.

◇정치권도 환영 입장 밝혀

여야 의원들이 권오현 부회장의 백혈병 문제 관련 발표에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주영순 의원(새누리당)은 성명서를 통해 “19대 국회가 시작된 이래 국회 환노위원들은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를 제기해 신속한 사태 파악과 대책 마련, 재발방지책 등을 촉구해 왔다”며 “국회가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상처를 덜어주는 데 기여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주 의원은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피해자, 유가족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 피해보상 기준과 대상 선정을 협의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고 운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현안논평에서 “삼성의 입장표명은 삼성백혈병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단지 지금까지 있어온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재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사과와 함께 해결 의지를 밝힌 만큼 피해자 가족 및 반올림과 성실히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가 최종 매듭지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든 행정소송 철회

한편 삼성전자는 권 부회장의 발표에 따라 지난 15일 백혈병과 관련된 모든 소송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 14일 백혈병 문제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밝히면서 약속한 바와 같이 현재 참여 중인 행정소송 4건에 대한 소송 보조참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15일 법원에 ‘보조참가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백혈병과 관련된 산업재해 행정소송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 판정’ 관련 총 10건의 소송 중 4건에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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