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만연한 안전불감증
서울 코엑스 트레이드타워(54층)와 아셈타워(41층)에서 입주 중인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난 13일 대규모 화재 대피 훈련이 실시됐다. 하지만 빌딩 안 직원 가운데 4분의 1만 훈련에 참가해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코엑스는 그동안 연 22차례 정도 자체 소방훈련을 진행해 왔으나, 이번에는 세월호 참사 등을 계기로 훈련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입주사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첫 훈련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실제 상황 시 큰 피해 우려
이날 오전 11시쯤 코엑스 트레이드타워 전 층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각 층에서는 평소 안전대피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불이야”를 외치며 랜턴과 붉은 신호봉을 들고 입주한 사무실 직원들을 비상계단으로 안내했다.
입주사 직원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손수건이나 휴지로 입과 코를 막은 채 내려왔다. 하지만 많은 직원들이 빠져나오기에는 비상계단이 좁았고 대피안내방송도 잘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오전 11시25분쯤 대피가 사실상 종료될 때까지 트레이드타워 정문으로 빠져나온 직원은 1530명에 불과했다. 즉 상주 인원 4000여명 가운데 3분의 1가량만 비상 훈련에 응한 것이다. 같은 시각 인근 아셈타워에서는 상주인원 5000여명 가운데 850명만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두 빌딩을 합쳐 훈련에 임한 사람은 4분의 1에 불과해 안전불감증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입주사의 한 직원은 “실전 때는 이것보다 훨씬 아수라장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평소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훈련을 계기로 안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코엑스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피훈련으로 파악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대형사고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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