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참사, 안전불감증 ‘원인’
인천대교 참사, 안전불감증 ‘원인’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0.07.07
  • 호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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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삼각대 설치ㆍ안전거리만 확보했어도...

 


또 한 번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참사가 일어나 국민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시10분경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대교 영종IC를 빠져 나와 인천공항 방향으로 300m정도를 지난 지점에서 운전사 정모(55)씨 등 24명이 탑승한 고속버스가 도로 밑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승객 13명이 숨지고 11명이 중상을 입었다.

버스의 상층부가 완전히 구겨질 정도의 대형사고라는 점에서 사망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사고 경위

사고는 버스가 인천대교를 건넌 뒤 영종IC 톨게이트를 300m 지나 편도 3차로 중 2차로를 달리던 중에 일어났다. 당시 현장에는 경차 1대가 엔진고장으로 인해 2차로에 정차 중이었는데, 고속버스 바로 앞에서 달리던 1t화물차가 이를 발견하고 급하게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해 급정거를 했다. 이 과정에서 1t화물차 뒤를 따르던 고속버스가 다시 화물차와 경차를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후 10m 아래 도로공사장으로 추락하고 만 것이다. 경차 운전자인 김모(45·여)씨는 갓길로 나와 있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 원인은 ‘안전불감증’

이번 인천대교 참사는 경찰당국의 조사결과 고장차량 운전자와 사고 버스 운전기사, 가드레일 시공자의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사고로 밝혀졌다.

5일 경찰당국에 따르면 1차 원인을 제공했던 경차 운전자는 차량고장으로 정차를 하면서 비상등은 켰으나 후방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비상상황으로 인해 차량을 정차하게 됐을 시에는 차량의 후방 100여m이상(야간 200m)거리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경차 운전자는 안전삼각대를 휴대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사고 버스 운전기사에게서도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버스 운전기사는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상황이 급박했더라도 운전기사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었다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세 번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부실한 가드레일’이다. 이번 사고에서 가드레일은 도로추락 방지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다. 국토해양부의 표준 설계도에 따르면 가드레일의 경우 도로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가드레일 기둥을 150㎝이상 매립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현장의 가드레일은 약 40cm 밖에 묻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현장 가드레일의 경우 높이가 83㎝ 정도에 불과해 애초부터 대형 사고를 막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사고 원인에서 보듯 아직도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는 것이 또 한 번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이같은 대형 참사는 언제라도 또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부디 이번 사고만큼은 전 국민이 하나가 돼 ‘안전불감증’을 이 땅에서 없앨 수 있는 마지막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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