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 구현 위한 조기 안전교육체계 확립 절실
재해예방과 재해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철두철미한 안전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은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취업자의 안전의식 국제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미국, 칠레, 호주 등 OECD 15개국의 근로자 1만2240명을 대상으로 ‘안전 중시도’, ‘안전 체감도’를 분석한 결과가 담겨 있다.
참고로 안전 중시도는 ‘위험이 없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안전 체감도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와 이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안전중시도는 41.2%로 15개국 가운데 12위에 머물렀다. 또 근로자들의 안전체감도 역시 68.6%로 15개국 가운데 1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대략적으로 안전 체감도가 낮은 국가는 안전 중시도가 높고, 안전 체감도가 높은 국가는 안전 중시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는데, 우리나라는 이들 모두 낮게 집계된 것이다. 이는 곧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면서도 정작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지 않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의 안전 중시도가 지적노동을 하는 근로자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육체노동 근로자들이 그만큼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42.7%로 지적노동을 하는 근로자들(47.1%)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졸 이하(40.9%) 근로자의 안전 중시도가 대졸 이상(41.6%)보다 낮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는 저소득층(42%)보다 고소득층(57.6%)의 안전중시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혜 직능원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라며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대중매체를 활용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안전의식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그는 “육체노동 근로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은 오히려 낮게 나타나 안전의 양극화가 우려된다”라며 “취약계층의 안전의식이 낮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은혜 연구원은 “안전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해 취약계층이 일하는 작업현장의 안전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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