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소설 욕망(慾望)
중편소설 욕망(慾望)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4.07.02
  • 호수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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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 진 | 그림, 김주헌

제1부 탐욕의 성(性)

<26회>


준식보다 숙경이 더 못 견디는 열정과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그녀는 스르르 자신의 실크 블라우스를 벗어 던졌고 무릎을 꿇고 앉아 준식의 바지를 와락 끌어 내렸으며 굵은 양송이처럼 일어난 탐스러운 그의 남성을 어떤 의식의 절차처럼 경건하게 부드러운 입술로 감쌌다.

준식은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 마치 독수리가 비둘기새끼 낚아채듯 그녀를 번쩍 안아 침대 위에 눕혔다. 매끈하고 고운 그녀의 다리에서 발목으로 그의 혀는 움직였고 날렵한 동작으로 다시 출렁이는 양 가슴 고지를 향해 무차별 뜨거운 애무의 공격을 했으며 오른손은 역삼각 검은 계곡을 탐색하고 있었다.

이십대 처녀의 살결처럼 희고 깨끗한 피부를 간직한 숙경의 나신은 점차 거센 파도를 일으켰고 마치 갓 잡아 올린 한 마리의 큼직한 장어처럼 그렇게 펄떡 펄떡 꿈틀거렸다.

준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뜨겁게 달구어진 그의 거대한 남성은 마치 힘센 머슴의 손에 들린 굵은 떡메처럼 그녀의 열려있는 중심부를 사정없이 찍어 내렸다. 아악~!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지르면서도 행복한 통증과 무한한 쾌감으로 숙경은 양팔에 센 힘을 모아 준식의 허리를 잡아 당긴다.

오랫동안 갇혀 있던 원초적 본능, 그 욕망의 찌꺼기들이 자유를 만나 내지른 진실의 함성과 함께 초저녁부터 내리는 창밖의 밤비 소리와 천둥소리도 더욱 거세어지고 있었다. 우루루 쾅쾅!! 얼마나 요란한 육체의 향연이었나.

마치 소금물에 절인 배추단처럼 축 늘어진 숙경은 머리맡에 있는 크리넥스를 뽑아 준식의 이마에 솟은 땀을 닦아준다. 그리고 담배를 문다.

 



“죄송합니다. 무례한 짓을 해서”

“아, 아니야 준식이. 무슨 소리하는 거야. 무례는 내가 했지. 너무 행복했어. 저 탈무드라는 책에 보면 말이야 이런 글이 나오지. 섹스를 할 때는 발정기의 동물처럼 하구 식사를 할 때는 임금처럼 천사처럼 하라구. 읽어 봤어?

“예, 언젠가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래. 그러니 이제 우린 지금부터 신분도 나이도 다 잊어 버리는 거야. 가끔 한 번씩 이렇게 황홀한 천국의 계단을 올라가는 여행을 하자구. 그리구 돈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우리 서로 돕고 사는 거야. 그렇다구 어떤 이윤을 따지거나 하는 그런 비즈니스는 절대 아니야. 물론 성매매도 아니구 알았지?”

“예. 명심 하겠습니다. 누님!”

두 사람은 일어나 샤워를 하고 다시 향기가 색다른 와인을 따루어 마셨다.

“아, 정말 준식이 테크닉 대단하네. 난 완전히 죽는 줄 알았어

그녀의 눈웃음에는 희열 가득한 생기가 마치 메말랐던 야생초들이 소낙비를 맞은 이튿날의 푸르름처럼 그렇게 싱싱하고 번뜩이고 있었다.

“너무너무 황홀했어. 내 인생에 몇 남자가 스쳐 지나갔지만 준식이 같은 남잔 처음이야. 여자의 행운 중에 가장 큰 행운은 쾌락의 절정이라는데 여자를 잠자리에서 서글프게 하는 남자는 제 아무리 명성 높고 돈이 있어도 별 볼일 없어. 자기 욕망만 채우고 쓰러져 자는 남자. 고개 숙인 남자들은 정말 매력없어. 안그래?”

“그런데 누님. 전 솔직히 불안합니다. 자꾸만 바깥 분이 생각이 나서…”

“괜찮아. 염려마. 그 인간 지금쯤 아마 그 여우같은 기집애 하구 즐기느라 세월가는 줄 모를 거야.”

“그렇지만 집에서는 좀…”

“그래, 물론 이건 불륜이지. 윤리를 일탈한 불륜. 그런데 일본의 유명 작가 와따나베 준이찌는 불륜의 관계가 더 황홀하고 더 힘을 솟구치게 한다구 했어.”

이건 이미 한번 육체관계를 뜨겁게 나눈 여인의 응석에서 나오는 교태가 잔뜩 담긴 말이었다. 여자가 바람이 나면 이렇게 대담해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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