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44)
참으로 참담했던 ‘세월호’가 수장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이 나라 안전역사 기록장에 지울 수 없는 해! 2014년도 어느새 절반이 강물처럼 흘러갔다. 7월이다. 푸르고 싱싱한 나뭇잎들이 뿜어내는 산소는 생명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이 땅에는 이런 저런 인간들의 황사 현상이 휘몰아치고 있다.
초여름의 자연은 저리도 맑고 푸르고 한없이 찬연한데 어찌하여 사람 사는 인간 세상은 이토록 삭막하고 잔인하고 매정하고 이토록 실망스런 일들만 생기는가? 누가 우리를 이렇게 우울케 하는가?
천하의 공적, 유병언이는 안 잡는지 못 잡는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흘러가고. 제대를 눈앞에 둔 전방 병사는 적도 아닌 동료 전우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아댔다. 한 가닥 희망의 불씨였던 월드컵 축구마저도 소금절인 배추꼴이 되었고, 국민의 대표요 입법부의 재선 국회의원 한명은 권력의 해장술에 취해 받아 챙긴 검은 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차에 싣고 다니다 금배지가 달랑달랑하다. 수도 서울 시의원 한명은 미친년 널뛰듯이 도끼와 전기충격기까지 제 친구에게 사주며 살인교사를 하고…
아! 참 우울하다. 스트레스가 쌓인다. 아침에 일어나 TV뉴스보기가 끔찍하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두 달 반, 경제는 여전히 기진맥진이라는 신문활자가 독자들의 명치끝을 찌른다.
어찌하면 좋은가?
국무총리 한사람 뽑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요즘 유행어가 ‘도로묵 총리’란다. 일인지하(一人之下)요 만인지상(萬人之上)이란 옛날 같으면 재상이요 영의정인데 그 감투자리, 한사람 지명해 놓으면 본인 팬티에서 사돈팔촌 속바지까지 벗기고 망신만 시키는 나라는 세계사에 없다고 하니 어쩌면 좋은가? 그러니 그 자리에 누가 앉으려 하겠는가!
거기다가 북한 김정은은 미사일인지 공포탄인지 쏘아대며 위험한 불장난이나 치고 일본의 아베는 꼬리에 불붙은 고양이 같이 설친다. 아 어쩌면 좋은가? 그래도 길은 있다. 정의로운 정신을 지닌 정치지도자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동맹 북한 지도자들 보란 듯이 우리나라를 먼저 찾는다.
그냥 놀러오는 게 아니라 한·중 유대 강화와 경제협력을 위해 부부동반으로 대한민국 청와대를 방문한다. 대국의 지도자답게 아마도 큼직한 뭔가를 선사하고 갈 것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침체된 분위기를 살려줄 가뭄의 첫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달에 이 세상 정신적 지주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누구에게도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의 대~한민국에 귀한 걸음을 하신다.
이 두 귀빈을 떳떳하게 친근하게 맞이할 수 있는 우리는 결코 외롭거나 불행한 민족이 아니다.
7월의 뜨거운 태양을 향해 우리 다함께 기원하자. 민족의 가슴에 희망의 싹이 메마르지 않도록. 죽어가는 경제 신호등에 푸른 불이 켜지기를, 이 아프고 슬픈 절망스러움이 성찰의 기회가 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자. 그래야 ‘안전민국’이 된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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