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49)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은 폭탄보다 무서운 게 민심(民心)이라고 갈파했다. 이번 7. 30 대한민국 재보선에서 우리는 그런 것을 직접 보았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그걸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 ‘민심’을 야당은 미처 몰랐을까? 허구한 날 대통령 발목잡기와 지역주의에 갇혔고 툭하면 원외투쟁에다 때로는 오만방자함을 보인 두 거물(金, 安)도 민심을 외면한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초라하게 역사의 무대 뒤로 내려갔다. 새삼스럽지만 필자는 과거 한 칼럼을 통해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권후보에게 “당신은 이승만 대통령 같이 되지 말고 김구 선생처럼 정치하라”고 민심 전달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역시 민심을 외면한 채 여기저기 날아다니던 철새같은 손학규도 그토록 바라던 대권(大權)의 꿈을 접고 젖은 눈으로 손을 들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치와는 거리감 있는 ‘안전저널’ 칼럼이라 되도록 정치관련 칼럼을 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정치의 안정이 바로 국민생활의 안전이라 쓸 수밖에 없다.
왜? 우리 산업안전의 모든 가족들도 국가안보는 물론 정치안정과 국민생활 안전의 수혜자이기에 그렇다. 정치의 불안정은 국민생활의 불안전과 일맥상통하는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가 시끄럽고 정치가 불안하면 국가 안보도 산업안전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고 생산과 수출도 자연 퇴보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제 야당은 분골쇄신(粉骨碎身)에다 환골탈퇴(換骨奪胎)해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장관·총리 후보자 한명이 인사청문회장에 나서면 마치 중죄인에게 ‘수사의 칼’을 들이대듯 하고 온갖 흠집을 찾아내어 만신창이로 만든 예가 한 두번 아니었다. 그래서 민심을 짜증나게 한 적이 많았다.
자신들은 마치 성인군자(聖人君子)인양 요조숙녀인양 털어도 먼지 한 점, 때수건으로 밀어도 때 한 점 나오지 않는 마네킹 같은 사람들처럼 큰 소리 탕탕치며 후보자들의 가슴에 굵은 대못을 박았다. 바꾸어 말하자. 질의하는 의원들 개개인들 중에도 털면 먼지가 펄펄 나올 사람이 없을까?
조만간에 구속 대상 국회의원이 또 몇이나 될지 모른다. 이제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여당도 7. 30 선거 승리의 해장술에 취해서 웃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8월 14일 방한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행과 겸손과 사랑, 평화와 안전의 메시지를 들고 오실 교황에게 모두가 정중하고 경건하게 보고 들으며 단 한 가지라도 배워야 한다.
방한 체류기간 내내 차량도 제일 작은 소형차 이용을 원하고 평생을 ‘천추의 한’을 새기며 살아오신 종군위안부 할머니들도 접견 하신다. 그분들의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와 격려의 기도를 하실 것이다.
우리 정치권 모든 이들은 종교와 종파를 초월하여 교황의 낮은 자세와 지고지순(至高至純)의 겸손함의 극치를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7. 30에 쓰러진 야당꼴 된다.
“정치란? 힘없고 불쌍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갈파하며 덕정(德政)과 선정(善政)을 베풀다가 오래전 세상을 떠난 인도의 네루수상 유언도 한번더 생각하자. 그래야 한국의 정치도 조금이나마 르네상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정치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이 되리라.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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