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이상 고층건물 화재 진압대책 미흡
국가 중요시설을 보유·운영 중인 공공기관이 밀집한 빛가람혁신도시(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아직까지 소방서 신축을 위한 부지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안전불감증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 내에 높이 50m이상 고층건물과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인근 나주소방서가 보유 중인 고가 사다리차는 1대에 화재진압 가능 높이도 46m에 불과해 장비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나주시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전기관과 입주민들로부터 소방서(119안전센터) 설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이 같은 민원은 세월호 참사와 고양터미널·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 등 대형재난이 잇따른 이후 급증했다.
참고로 혁신도시 내 소방서 신축을 위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근린공공시설 용지 2809.9m²(850여평) 중 1157m²(350여평)를 전라남도가 매입해야 한다. 현행 법률상 소방서 설치와 운영은 ‘광역자치단체 소관 사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라남도는 지난 2012년 혁신도시 소방서 신축 건설비용을 부담할 테니 부지는 나주시가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예산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혁신도시에 소방서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건축비 17억여원과 부지매입비 7억여원 등 총 24억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예산문제로 시작된 전남도와 나주시의 소방서 신축부지 매입 문제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전기관 임직원들과 입주민들은 불안감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소방서 신축부지 확보 문제와 함께 혁신도시 화재 발생 때 가장 먼저 화재현장에 출동해야 될 나주소방서의 노후화된 장비도 해결해야 될 현안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굵직굵직한 대형 공공기관이 수도권에서 이전해 온 탓에 건물 높이 50m 이상인 고층 건물만 7개소에 달하고,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주요 고층 건물로 154m높이를 자랑하는 한국전력 신사옥(31층)과 한전KDN(18층), 한전KPS(19층), 농어촌공사(17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15층),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11층), 전력거래소(9층) 등이 있다. 이중 가장 낮은 건물인 전력거래소 사옥의 높이가 51m다.
또 2만 세대를 목표로 속속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도 최소 20층에서 최고 25층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들 고층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나주소방서에서 투입 가능한 고가 사다리차는 ‘45m(아파트 15층 높이)급’ 1대 뿐이라는데 있다.
즉 이동거리와 장비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화재 진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대형 재난사고 발생 때 방재와 인명 구조를 목적으로 운용 중인 소방헬기도 영암에서 출동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돼 혁신도시 안전망 확충을 위한 대대적인 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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