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의 첫 주말에 제12호 태풍 ‘나크리’가 제주와 남부지방 등을 휩쓸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지난달 30일에 발생한 나크리는 지난 2일과 3일 광주와 전남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뒤 지난 3일 오후 3시께 서해안 군산인근에서 소멸됐다. 이로 인해 광양 백운산의 553.5㎜를 최고로 평균 133.2㎜ 달하는 비가 내리면서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주요 피해 상황은 다음과 같다.
◇경북서 일가족 7명 사망
지난 3일 오전 2시 50분께 경북 청도군 운문면의 한 오토캠핑장 인근 계곡에서는 한모(46·여)씨와 딸 윤모(21)씨 등 일가족 7명이 탄 차량이 다리를 건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이 차량은 사고 후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께 사고 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하천보에서 발견됐지만 탑승자 7명은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이 사고 외에도 전남 완도에서는 어류축양장의 출입문이 낙하하면서 1명이 숨졌고, 제주와 전남 여수에서는 강풍으로 인한 낙하물로 유리창이 파손돼 4명이 부상을 입었다.
◇휴가지에서 사고 속출
태풍피해는 휴가지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3일 오전 8시 55분께 경북 영덕군의 한 야영장에서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텐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텐트 안에 있던 권모(7)군이 숨지고, 권군의 누나(10) 등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이 불면서 지름 70㎝, 길이 8m 가량의 소나무가 쓰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폐목재로 가득 찼다. 지난 4일 부산해경과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 파라다이스호텔 앞 백사장 7번 망루에서 미포 돌제까지 400여m 구간이 폐목재로 뒤덮였다. 폐목재는 잘게 부서진 얇은 합판으로, 양만 150여톤에 달할 것으로 해운대구는 추정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부산해경은 폐목재들이 지난 해 7월 2일 부산 영도구 생도 남쪽 110m 지점의 암초에 좌초된 이후 침몰한 파나마 선적 벌크선 P호(3만1643톤)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심 50m에 침몰된 선박에 대한 인양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선박에 실려 있던 합판이 대량으로 떠밀려온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농경지 침수피해도 상당해
나크리의 영향으로 전남 보성과 고흥, 완도에서는 16세대 3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피해 역시 속출했다. 이번 태풍으로 보성, 고흥, 완도 등에서 주택 16동이 침수됐고 가건물 11동이 파손됐다. 또 장흥, 고흥, 강진, 창원 등지에서는 어선 6척이 유실됐고, 전남의 수산증양식시설 2곳도 무너졌다.
나크리는 농가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전남에서만 농경지 3348ha, 과수농가 434.7ha, 비닐하우스 14동, 축사 2동이 침수됐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