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여수 등 노후산단 시설 개선에 적극 나서야
최근 국내외에서 두 건의 큰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일과 건강’은 지난 4일 ‘화학산단 노후설비 실태파악과 개선대책이 시급하다’라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과 건강’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발생한 여수조선소 암모니아 누출사고와 대만 가오슝시 도심 폭발사고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사고의 공포에 가슴 졸이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여수조선소 누출사고는 수리 중이던 참치운반선에 있던 15개의 암모니아 보관 가스통 가운데 1개가 노후화되면서 가스가 누출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즉 지난 2월 남양주시 암모니아 누출 폭발사고와 동일하게 노후화된 설비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이다.
일과 건강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 실태 점검과 보수·교체 작업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사고였다”라며 “누출이 폭발로 이어져 나머지 14개의 가스통이 연쇄 폭발했다면 대형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한 지역 조선소에서 가스통 하나가 노후화되어 일어난 사고로 치부하고 마무리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대만 가오슝시 참사, 반면교사 삼아야
일과 건강은 대만 가오슝시 참사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주장했다.
사실 여수, 울산 등에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돼 있는데 그동안 노후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노후화 된 설비는 잦은 정비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어 공장 가동 시기는 물론이고 수리 과정에서 항상 사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가오슝시 가스 폭발사고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후에 판명이 나겠지만 현재까지는 가스 공급관 이상으로 인한 누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이번 사고물질인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 재료를 만드는 기본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은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가지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석유화학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석유화학산단에서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대만의 경우처럼 석유화학산단에서는 배관을 통해 이러한 물질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노후화 된 설비로 인한 누출사고가 발생한다면 연쇄폭발 사고로 언제든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일과 건강은 ‘지역사회알권리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일과 건강의 한 관계자는 “대만 당국은 가스 성분도 확인하지 못해 안일하게 대처했고, 최초 누출 지점을 찾는데에도 실패했다”고 전제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화학물질사고를 예방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화학물질 배출량에 대한 고지 등 주민의 알권리와 참여가 보장된 지역중심의 관리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라며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에 대한 노후설비파악과 개선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화학물질 사고 예방의 근본적 대책이라 할 수 있는 ‘지역사회알권리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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