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
타이완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시에서 대형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나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타이완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59분경 타이완 남부 가오슝시의 첸전(前鎭)구에서 프로필렌가스 누출로 인한 8차례의 가스폭발이 일어났다. 화염이 공중으로 9m나 치솟을 정도로 폭발규모가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인해 사망 28명, 실종 2명, 부상 3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타이완 정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참사가 주변 기업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 타이완 검찰 등에 따르면 첸전구 일대에 프로필렌 지하 공급관을 가진 엘씨와이(LCY) 케미컬이 사고 원인제공 업체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최초 프로필렌 누출 사실을 알고도 3시간 동안 공급관을 차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등에 의하면 이 업체의 하청사인 씨지티디(CGTD)사는 사고 당일 오후 8시 43분경 지하 관로의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해 엘씨와이 측에 보고했다.
하지만 엘씨와이 측은 지속적으로 프로필렌을 공급할 것을 지시했다. 게다가 CGTD 측이 독자 판단으로 당일 오후 9시 30분경 관로를 차단하자 40여 분 뒤인 오후 10시 10분경 다시 프로필렌 공급을 재개하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더 큰 문제는 엘씨와이 측이 프로필렌 유출 사실을 관계 당국에도 통보하지 않은 채 숨겼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3시간여동안 11t의 프로필렌이 외부로 유출됐다.
그 결과 회사 측이 뒤늦게 관로를 최종 차단하고서 10여 분이 지나지 않은 이날 오후 11시 59분경 8차례의 연쇄 가스폭발이 일어났다. 참고로 프로필렌은 지하 공급관 내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외부로 누출되면 휘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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