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빛과 김수창의 그늘
교황의 빛과 김수창의 그늘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4.08.20
  • 호수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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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모의 세상보기(51)
지난 한주동안 국내외 최대의 관심사는 다 알다시피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한국방문이었다. 물론 가톨릭 신자가 아닌 타종교 교인들 입장에서는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볼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이번 교황의 방문은 종교적 측면을 떠나 모두가 예사롭게 볼 문제가 아니었다.

내일 모레 8순을 내다보는 고령의 교황께서 무려 왕복 22시간이나 그것도 전용기 특등실도 아닌 일반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한 길고긴 고행(苦行)의 순방이었다. 그 분이 머무는 4박5일간, 있었던 여러 방한 스케쥴에 따른 행사 스냅이야 이미 전 매스컴을 통해 온 지구상에 알려졌고 다 알고 있겠기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만. 아무튼 세월호 참사나 군부대사건,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의 뇌물사건 등등으로 우울하고 착잡했던 국민들에게 그래도 세상에는 어두운 면만 있는 게 아니라 이런 밝은 면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한 한줄기 희망의 빛을 주고 참 많은 감동을 주고 교황은 가셨다.

무엇보다 우리의 가슴을 찡하게 하는 것은 그분은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어린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보여 주고 가신점이다. 특히 친 부모로 부터도 버림받은 ‘꽃동네, 난치병 환자들을 친할아버지 손길보다 더 따스하게 껴안아주고 위로해주신 진정한 ’사랑의 표시‘는 아마도 그 TV중계방송을 바라본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으리라.

더욱이 100만 인파가 모인 서울광화문 시복식이 있었던 16일, 행사장에는 단 한 건의 안전(安全)사고도 없었고 무질서로 인한 경찰과의 충돌과 대립도 없었을 뿐 더러 더더욱 놀란 것은 그 대 집회가 끝난 후 시청 앞이나 광화문광장에는 신문지 한 장, 휴지나 물병 한 개도 함부로 버려진 것이 없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참으로 성숙된 시민의식과 가톨릭 신앙인들의 양심과 선진국 문화수준에 외국인 기자들도 탄복을 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이렇듯 각자가 조금만 신경 쓰고 더불어 노력하면 듣기 좋고 보기 좋은 일들을 우리는 얼마든지 창출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중차대한 ‘경사’기간 중에 마치 옥(玉)의 티 같은 창피하고 저질스런 추문(醜聞) 하나가 저 멀리 남쪽 제주에서 날아들어 국민들은 또한번 어리둥절했고, 귀를 의심해야했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검사장이란 사람, 왜 그는 한밤중에 잠도 안자고 ‘달밤에 체조’하듯 자정에 그곳에서 산책(?)을 하였으며 경찰에 연행, 구금까지 되는 그런 수모를 겪었을까?

그는 그 지역 수사 총지휘권을 지닌 최고 권력자다. 그런 권력자가 일선 경찰 지구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들어가고, 또 이름조차 바로 대지 못하고 동생이름을 대고 왜 그렇게 상식이 통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까? 공무원이 피의자 진술을 받으며 사실을 은폐하고 달리 진술하면 공무원법에도 위반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고 신고한 여고생의 오해로 억울함의 내용이 있었다면 당장 검찰 당직실에 전화해서 당직검사를 불러 진상규명을 하게 할 수도 있었다. 그것이 우리네 일반상식이다. 그런데 그는 40여시간만에 자신의 운전기사를 보내 자진진술서를 제출하려다 일을 일파만파 더 키우고 말았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보통문제가 아니다.

물론 며칠만에 사표수리가 되긴 했다만 그는 사회지도층이 아닌가? 그런 그의 기막힌 행동과 약자와 병자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려 멀리까지 오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족적(足跡)은 역시 하늘과 땅이었고 우리는 또 한번 선(善)과 악(惡)의 양면성을 그때 함께 보았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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