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은 | 대구안실련 시민안전연구소 소장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스마트폰은 ‘문명의 이기’로 불리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이다. 특히 안전분야에도 스마트폰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각종 안전정보를 전달하는 앱이 서비스되고 있는 것은 물론 안전관리에도 적극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100% 긍정적인 효과만을 불러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태백열차 충돌사고일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태백열차 사고의 기관사인 신모씨는 사고당일 오후 5시 35분 열차에 오른 후 49분 문곡역을 지나 충돌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지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열차 운행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다. 즉, 휴먼에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위반’(violation)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휴먼에러는 산업현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생활 곳곳에서 스마트폰에 집중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집중’보다는 ‘중독’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다. 전문가들이 스마트폰에 대해 “문명의 이기를 넘어 ‘디지털 탯줄’처럼 현대인의 생활을 속박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중독(addiction)이란 특정한 기호, 습관 또는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어떤 것에 내맡겨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중독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터넷, 쇼핑, 도박 등 비물질 요인에 의한 행위중독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중독은 특정물질의 유입 없이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나 습관성행동장애(addictive behavior disorders)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스마트폰 중독이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의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는 금단증상이 나타나거나 사용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의 손상, 휴먼에러 등이 유발되고,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휴먼에러를 예방하는 철칙은 간단하다. 휴먼에러 유발 요소와 행동을 제거(배제)하거나 통제(절제)하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에서 회의 중 스마트폰 휴대를 금지하거나 사용제한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한 휴먼에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상반되는 ‘사고예방’과 ‘휴먼에러 제로화’를 위한 대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저항이 크게 부각될 수도 있지만 공공의 안전을 생각하면 하루가 급한 사안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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