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리포트 대영테크(주)

현대제철의 협력사인 대영테크에서는 철강석을 녹인 쇳물을 조형틀에 붓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한번에 300톤 가까운 쇳물이 래들에 담기면 대차를 이용해 이를 조형틀에 붓는 것이다. 래들은 조형틀에 쇳물을 붓기 전 쇳물을 담아 옮기는 기계장치를 일컫는다.
1600도에 달하는 쇳물이 운반 중에 흘러넘치거나 래들이 마모되어 쇳물이 밖으로 유실된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에서 래들의 운반과정을 지켜보면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작업현장은 위험천만하다. 안전에 안전을 기해야 하는 작업현장인 것이다.
이처럼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는 현장이지만 대영테크는 지난 2009년 설립된 이후 단 한차례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무재해 현장이다. 대영테크가 설립된 이후 무사고 행진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현장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전회보 통해 안전의 습관화 유도
대영테크 작업현장에서 안전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신무경 대표이사다. 공학도 출신에 대학 출강도 나가고 있는 그는 신입직원들과 같이 공부하는 학구파로 유명하다. 그는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대영테크의 완벽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신 대표가 사업장 안전에 가지는 관심은 어느 회사보다 높다. 공학적 지식과 40년 경력의 전문성은 작업장에서도 직원들을 안전으로 중무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그야말로 안전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의 대표적인 예로 신 대표는 매주 안전보건 경영회의라는 안전회보를 직접 만들어 게시하고 있다. A4용지에 투박하게 쓴 글이지만 내용은 여간 세심한 것이 아니다. 몇 주간의 회보를 뒤져봐도 같은 점검사항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장을 꼼꼼하게 점검한 것이 눈에 띈다.
신 대표가 안전회보를 게시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회보가 직원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에 대한 질책이나 야단이 효율적인 행동수정이나 교육의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전행동은 자연스럽게 습관화 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상호 주의보고 제도 운영
1600도가 넘는 쇳물 300톤이 운반되는 대영테크의 작업현장에서는 아무리 안전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작업현장에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는 만큼 각종 특색 있는 안전방안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상호 주의보고 제도’다. 110여명에 달하는 조직이지만 안전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직위고하가 존재하지 않는다. 작업 중 부주의한 행동이 있다면 하급 직원이라도 상급자의 행동을 지적하고 작업을 중단시킬 수 있다.
현장에서 지적사항이 발생하면 현장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인력교체가 결정되는 것은 물론 부주의한 행동을 한 작업자에 대해서는 안전교육이 이뤄지는 식이다.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하면서도 직원들의 안전관리는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다.
한번에 40여명이 투입되는 작업에서 대개 전체 근로자의 10%인 4~5명 정도가 관리자로 참여한다. 팀장을 제외한 인력을 제외하고는 작업과 관리·감독을 동시에 하는 셈이다.
신무경 대표이사는 “아무리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놓고 있다고 해도 생체리듬이나 생각, 집중력 등에 따라 현장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상호 주의보고는 이러한 위험요소를 상시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Near Miss 일지 통해 사고 예방
대영테크에서 실시하고 있는 안전활동 가운데 특색 있는 또 다른 활동은 Near Miss 일지의 작성이다. Near Miss 일지는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이 예상되는 모든 활동을 기록하는 일지다. 전직원이 작성하는 이 일지는 실제 작업현장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베테랑 작업자들이 놓치기 쉬운 작업환경의 위험요소들을 신참 작업자들이 발견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영테크에서는 안전위해 요소를 찾아내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연차, 직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대표이사부터 신입직원까지 전 직원이 안전관리자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이곳에서는 설립초기부터 대한산업안전협회로부터 받아온 안전관리컨설팅을 통해 자율안전관리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이 컨설팅을 통해 타 사업장의 안전관리 우수사례를 습득하기도 했다. 지금의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대영테크가 기록하고 있는 무재해 기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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