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은 참 좋겠다만...
신혼부부들은 참 좋겠다만...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4.11.26
  • 호수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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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모의 세상보기(63)
최근 한 정당에서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씩 지어주자는 이야기가 나와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야당 현역의원 80여명이 참여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홍모 의원에게 극찬을 했다.

그 홍 의원은 “내년(2015년)에 신혼부부용 임대주택 3만 가구와 저금리 전세대출 2만 가구 등 5만 가구를 먼저 공급하고 향후 10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그렇게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조금은 꿈같은 이야기로 들리니 어쩌면 좋은가. 과거에도 한국 최고재벌 총수가 정치권력에 도전하면서 ‘반값 아파트 공급, 공약을 내걸었으나 실현 불가능으로 중도 포기’했던 일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대선공약으로 그린벨트를 풀어 매년 12만 쌍의 신혼부부에게 집을 주겠다고 공약했다가 결국 지키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도심 자투리 땅에 저렴한 행복주택 14만 가구를 지어 신혼부부와 대학생 등에게 공급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무주택 서민들과의 형평도 맞지 않다. 지난 20년간 결혼을 해도 자녀를 갖지 않는 ‘딩크족’이 지속적으로 느는 상황을 보면 저출산은 단지 집 문제만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다. 제1야당으로서 집권을 꿈꾼다면, ‘책임정당’에 대한 일말의 인식이라도 있다면 더 이상 국민을 현혹시켜선 안 된다. 100조원이란 엄청난 비용은 어디서 나올지 그것이 알고 싶다.

또한 자칫하면 속된 말로 ‘또라이’라는 별명이 붙은 과거 대통령 후보자로 나섰던 허모(박근혜가 자신의 약혼자라고 공표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구속된 자)씨도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처녀총각이 결혼 하면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설했다가 개망신만 당한 그런 꼴이 될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정치인들의 입은 일반국민보다 훨씬 무거워야 한다. 그들의 말에는 책임이 따라 붙게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해야 한다. 잘못하면 호사가들로부터 “저 xx 또 미친 개소리하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해두는 말이다. 동서고금의 인기를 끌고 있는 ‘탈무드’란 책에 보면 이런 명언이 담겨있다.

“물고기는 언제나 가벼운 입놀림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놀림 잘못해서 걸린다” 얼마나 촌철살인 같은 말인가? 말이란 바로 마음에서 생겨 입을 통해 나온다. 그 말 한마디로 패가망신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얼마 전에 또 여당 거물 정치인 두 명이 말 한마디 실수로 ‘혼쭐’이 났다. 그런 가벼운 입놀림 방지를 위해 우리네 선조들은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 했고 또한 유명 선비 어른은 이런 시조를 엮어 내었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이렇듯 예부터 말에 대한 경구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상대성이 있는 말, 상대가 상처를 입거나 실망할 수 있는 말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칼에 입은 상처는 열흘이지만 입(말)에 맞은 상처는 평생은 간다고 했지 않은가.

말! 신혼부부 집 한 채란 말도 조만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욕을 먹지 않고 잘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만, 어디 그게 그리 쉬운 일일까.

정치인들, 너무 쉽게 너무 가볍게 발설했다가 뒷수습을 못해 쩔쩔매는 꼴 우리는 자주 본다. 얼마 전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한 여성 정치인도 대리기사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그 한마디로 혼비백산이 된 적이 있었다. 신중한 발언과 실현가능 정책구상으로 민심을 얻도록 했으면 좋겠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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