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세계경기 상황에 따라 3%초반 성장할지도”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보다도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0%와 3.9%의 경제성장을 자신하던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15년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률은 3.5%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해외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3% 중후반대의 전망치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번 전망치는 몇 가지 단서를 달고 있어 자칫 더 낮은 수준의 경제성장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가정은 먼저 내년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3.8%대의 성장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초반 선을 유지하고, 달러강세로 인한 5%대의 원화가치 하락도 조건으로 달고 있다.
이 같은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 실제 경제성장률은 더 하락할 수 있다. 경제전망기관들이 세계경제 예측치를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하는데다,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세계경제 흐름에 따라 국내경제도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KDI의 한 관계자는 “유로존 경제의 장기침체,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한 3.3% 수준에 머무를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도 3%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경제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않거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놨던 예측치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여건이 바뀌거나 전제한 상황에 변화가 있으면 전망치가 바뀔 수밖에 없다”면서 “10월 경제전망 이후 상황을 보면 앞서 예상했던 3.9%성장률 전망을 유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당초 내년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 변화로 볼 때 다소 간 하방리스크가 생기는 상황”이라며 전망치 조정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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