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모의 세상보기(68)
2014년 한해를 뒤돌아보면 우리나라엔 세월호 말고도 크고 작은 별별 일들이 참 많았다. 그 중에도 유독 우리를 쓸쓸하게 하고 세상을 시끄럽게 한 ‘3女人’의 몰상식한 언행이 있었다. 그녀들의 이름 속에 하필이면 ‘현’이란 글자가 모두 들어있어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제일 먼저 우리를 한 없이 화나게 했던 일. 술 먹고 한밤중 길거리에서 오빠 같은 50대 불쌍한 대리기사에게 “야!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폭언을 일삼았던 야당 여성 국회의원 김현. 그 다음으로 서울시장과 맞짱 뜬 서울시향의 잘난 대표 박현정, 그리고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연말연시에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 40代 여성들 3人 모두가 ‘현’자가 든 이름에다 사회지도층 여류(女流)라는 공통점에 참 묘하다는 느낌이 든다.
사회지도층, 그것 아무나 하기 힘든 일이다. 우선 뛰어난 지식과 돈이 있어서겠지만 사회적 지위가 일반사람들과는 판이하다. 그래서 언제 어디를 가든 그들은 우대를 받고 상좌(上座)에 앉는다. 오늘 이 칼럼 속에 들어가는 3女人의 사회적 지위도 그에 속한다. 흔히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상류층 또는 甲이라 칭하고 그들이 주로 상대하고 그들의 휘하에서 먹고 살려고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乙이라고 말한다.
평소에 가만히 보면 그런 甲들은 약자인 乙 보기를 하찮은 사람들로 보고 아무렇게나 만지고 주물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엇이든 너무 주무르면 터진다. 그래서 앞에 3女人의 그런 불미사건도 터진 것이고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은 것이다. 있는 자의 오만, 가진 자의 횡포, 그건 동서고금 역사 속에 참으로 많았고 그들은 모두 불행하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 인류의 어진 어머니 「마더 테레사」수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은 힘과 돈을 가진 자보다 갖지 못한 자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다” 라는 참으로 값진 교훈을 주고 가셨다. 앞에 ‘3현’의 여인들은 눈과 귀를 통해 그런 훌륭한 경구적인 말씀을 보고 듣고는 아마도 ‘웃기고 있네 할망구’라고 폄하했지 않을까 싶다.
또 한해가 가고 온다. 모두가 한 살씩 더 먹는 계절이다. 자신이 조금 높은 지위에 앉아 있고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좀 많이 배우고 성공하고 돈과 재산이 좀 더 많다고 교만하거나 상대를 업신여기는 사람들이 이제 제발이지 우리 사회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
무조건 자기 말만 옳고 자기주장만이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이삭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은 자기 수양을 해야 한다. “겸손하고 친절해서 손해 볼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甲은 乙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그 자손들도 잘 될 수 있을 것이다.
입에 칼이 달리고 가슴과 머리에 교만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음은 만고의 진리다.
아울러 필자는 한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며 연하장(年賀狀) 대신 다음의 뜻 깊은 글귀를 이 지면에 새겨둔다. 이 신문 독자제현들께서는 두 번씩만 읽어보시기 바란다.
“악한 사람도 때로는 복을 받고 살아 갈 수 있다. 그건 악(惡)의 열매가 다 영글기 전의 일이다. 선한 사람도 가끔은 불행할 수도 있다. 그건 선(善)의 열매가 다 영글기 전의 일이다”
<작가,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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