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재부족, 공사기간 단축 등 안전관리 소홀”
행사 주최측부터 소방관까지 안전불감증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추락사고가 졸속 행정과 허위 안전점검 등 총체적 부실이 빚어낸 인재로 최종 판명 났다.
경기지방경찰청 판교 사고수사본부는 지난 22일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공연·시공업체 등 관계자 19명을 불구속 입건해 17명을 기소의견으로, 2명을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관계자들을 살펴보면, 공연 주최측에서는 모 언론사 김모(62) 사장 등 4명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진흥원) 오모(59·경영관리본부장) 원장직무대리 등 4명, 기획사 이모(41) 총괄이사 등이 입건됐다.
또 시공 측에서는 환풍구가 있는 건물을 시공한 원청업체 김모(48) 현장소장 등 2명, 하청업체 건설사 김모(49) 대표 등 2명, 재하청업체 김모(47) 대표 등 2명, 감리업체 이모(42) 감리, 건물관리업체 관리소장이 입건됐다.
이 가운데 진흥원 건물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진흥원 오모(37) 과장과 건물관리업체 관리소장 등 2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나머지 15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가 적용돼 송치됐다. 분당소방서 조모(55) 소방정 등 2명은 공연 측으로부터 행사장 현장점검을 요청받고 사고 이틀 전 차를 타고 현장을 둘러본 뒤 점검을 했다며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행사를 공동 주최·주관한 언론사와 진흥원은 안전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확인됐고, 원청업체는 하청업체들이 자재부족, 공사기간 단축 등의 이유로 도면대로 환풍구를 시공하지 않은 점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5시53분께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건물 환풍구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환풍구 붕괴로 18.9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해 10월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식 결과를 통해 환풍구가 부실 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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