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는 기업의 살인행위, 안전에 대한 투자·관심 더 커져야
시민들이 뽑은 최악의 산재기업으로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이 선정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하 공동캠페인단)’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난 10년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린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청해진 해운이 응답자 중 69%의 표를 받아 최악의 시민 살인기업으로 선정됐고 옥시레켓벤키저(17.5%)이 그 뒤를 이었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운영하며 직원에 대한 안전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데다 안전관리 소홀, 과적 등을 일삼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다. 특히 건조된 지 18년 된 노후 선박(세월호)을 수입해 무리하게 배를 개조했을 뿐만 아니라, 운행 시 배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평행수를 빼고, 그 자리에 적재물을 싣는 수법으로 최대 적재량의 2배에 이르는 과적을 해오다 침몰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으며, 여전히 배는 침몰된 상태로 인양을 기다리고 있다.
2위는 응답자의 17.5%를 득표한 옥시레킷벤키저가 선정됐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로, 이곳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로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57명(정부통계)이 사망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최소한 140명 이상이 살균제로 사망했다고 말해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호흡기로 흡입될 때 발생하는 독성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상품을 출시해 많은 사용자들이 폐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공동캠페인단에 따르면 이번 투표의 후보사들은 산재사망 및 재난사고 다발 기업 중에서 산업재해를 은폐하거나 사고의 심각성, 사고에 대처하는 기업 조직문화 등 여러 부문을 고려해 선정됐다. 기초자료로는 ▲최근 선박사고 현황 ▲최근 10년간 경찰청 안전사고 조사내역 ▲위험물 사고 내역 가운데 사망자 5명 이상 사상자 10명 이상 사고목록 ▲10년간 중요 사고내역 및 사법처리현황 등이 활용됐다.
공동캠페인단의 한 관계자는 “영국, 호주 등에서는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기업의 살인행위로 규정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상당수 기업들이 안전관련 법을 위반하고 있고, 안전에 대한 투자, 관리,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캠페인단은 지난 2006년부터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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