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GDP)을 3%로 하향조정했다. 최근에 하향 조정한 한국은행(3.1%)과 큰 차이가 없지만, 3%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2%대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한 것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과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KDI 2015 상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는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하겠지만,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와 내년에는 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지난해 상반기에 3.8%, 11월에는 3.5%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계속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망치의 경우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경제성장률과 비슷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같지 않다. 한국은행은 이달 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춘 바 있다.
KDI는 3%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성공적인 구조개혁, 세수의 예산 목표치 달성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놓은 것이다.
KDI는 연금 및 노동시장 관련 개혁 등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구조개혁이 원활히 추진되기 어려울 수 있고,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금리인하 정책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세입여건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경우 올해도 세입결손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외적으로 중국의 성장세 둔화, 유로존의 경기회복 지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종합해 보면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사실상 2%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3%냐 2.9%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지금 우리 경제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증상들이 구조적으로 상당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제를 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