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명서 발표…근로자건강 증진 실천전략 담아
국제산업보건대회, 서울성명서 채택으로 마무리 
지난 5월 31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1회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안전보건공단 이영순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국제산업보건위원회 카주타카 코기(사진 왼쪽) 회장은 폐회식에서 ‘산업보건서비스 발전에 관한 서울성명서’를 채택하고 대회 일정을 마무리 했다. ‘서울성명서’는 대회 공동 개최기관인 국제산업보건위원회와 안전보건공단의 공식 발표문으로, 대회 기간 동안 논의된 주요사항 등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원활한 안전보건서비스 제공 위한 국가·국제사회·전문가 등의 협력과 지원 필요
산업보건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이자 축제의 장인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로 31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산업보건의 글로벌 하모니 : 세계를 하나로’라는 주제로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대회 공동 주최기관인 안전보건공단 이영순 이사장과 국제산업보건위원회 카주타카 코기(Kazutaka Kogi)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폐회식에서 ‘산업보건서비스 발전에 관한 서울성명서’를 채택했다. 이 행사를 마지막으로 대회 일정은 모두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참고로 ‘서울성명서’는 대회 공동 개최기관인 국제산업보건위원회와 안전보건공단의 공식 발표문이다. 성명서에는 대회 기간 동안 논의된 주요사항 등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할 내용이 담겨 있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전세계 근로자의 3/4이 산업보건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연간 230만명이 사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각 국가는 안전보건과 관련된 정책, 전문가양성, 교육훈련, 정보교환 등 활동에 공동 협력함으로써 국가 간 안전보건 격차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또 성명서에는 전 세계 모든 근로자를 위한 원활한 산업보건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국가, 국제사회, 전문가 등의 협력과 지원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같은 성명서에 따른 각국의 실행 결과는 2018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제32회 국제산업보건대회에서 발표된다.
한편 서울대회에는 세계 100여개국에서 총 3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중 외국인 참가자는 약 1600명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종합안전보건관리 이행 필요
국제 학술대회의 핵심은 연구성과의 공유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세계적인 석학자 10명이 산업보건 분야의 주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기조연설 외에도 30여개의 세미 기조연설이 마련됐고, 학술 세션에서는 230여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각국의 안전보건 현황과 연구사례가 소개됐다.
이 가운데 참석자들의 관심을 집중받은 연구주제는 ‘안전보건문화’다. 안전보건문화 세션에서 비비안 닝 싱가포르국립대학 교수(Vivian Ng,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는 ‘종합산업안전보건의 실행 : 싱가프로 사례’에 대해 발표해 이목을 집중 받았다.
비비안 닝 교수에 따르면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역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즉, 고령 근로자 증가에 따라 각종 직업병의 발병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비안 닝 교수는 ‘종합안전보건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종합안전보건관리는 안전과 보건을 종합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을 뛰어넘어 근로자의 전 생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해 예방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비안 닝 교수는 우선 현재 싱가포르의 안전보건관리 실태에 대해 점검했다. 건설업, 수산업, 제조업 등 5개 업종 3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자 현황 및 안전보건관리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근로자수는 35명에서 4724명까지 분포돼 있었다. 또 건설업과 수산업에서는 계약직, 제조·건설·수산업에서는 젊은 근로자, 서비스업은 여성 근로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산업안전보건 관리 인력에 대해 살펴보면 조사대상의 80% 이상은 안전보건관리자를 선임하고 있었으며, 97%는 자체적인 안전관리와 외부위탁관리를 병행하는 혼합형 안전보건관리를 이행하고 있었다. 아울러 보건관리의 중점사항은 금연, 정신건강, 절주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비안 닝 교수는 “사업장별로 규모, 인력구성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형화된 종합안전보건관리 모델을 수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싱가포르에서도 안전분야에 비해서 근로자 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종합안전보건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야 하고,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활동의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경영층의 적극적인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력·소통의 장 마련
올해 서울대회는 그동안 학술적인 논의 위주로 진행됐던 기존 대회와 달리 대회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정책포럼’이 개최되고, 국제행사 4개가 병행 개최됐다. 그만큼 이번 대회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산업안전보건 관계자가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협력해 나갔던 것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글로벌 정책포럼은 1일과 2일 이틀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WHO(세계보건기구), ILO(국제노동기구), ISSA(국제사회보장협회), ICOH(국제산업보건협회) 등의 국제기구 및 대한민국, 미국, 이탈리아, 싱가포르, 콜롬비아, 탄자니아 등의 산업보건 정책담당자들이 모여 각국의 정책사항을 공유하고, 2020년까지의 안전보건 전략방안을 수립해 나갔다.
아울러 대회 기간 전·중에는 ▲제10회 세계보건기구 협력센터 글로벌 네트워크 회의(5월 27~30일) ▲제30차 아시아·태평양 산업안전보건기구(APOSHO) 연차총회(5월 31일~6월 4일) ▲제25회 한·중·일 산업보건학술 집담회(6월 3일) ▲제31회 국제건설안전보건 심포지엄(6월 4일) 등의 국제행사가 서울과 제주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이들 행사 가운데 김영기 회장을 비롯한 대한산업안전협회 주요 인사는 ‘APOSHO 회원기관의 밤’, ‘APOSHO 연차총회’ 등에 참석해 산업안전보건활동의 강화를 위한 각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고로 아시아·태평양 산업안전보건기구(APOSHO)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5개국 43개 비영리, 비정부 안전보건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APOSHO는 매년 총회를 개최하고,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김영기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은 “앞으로도 APOSHO 회원 모두는 안전보건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고, 연구와 기술개발에 매진해 전 세계 안전보건 분야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의 안전보건 장비·제품 한 자리에
이번 서울대회 기간 동안에는 전세계 12개국 37개 안전보건기관 및 기업의 최신 안전보건 장비와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1일부터 4일까지 코엑스에서 국제안전보건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전시회에서는 ▲실험실 안전을 위한 폐액통 케이스 ▲국소배기장치 ▲미세먼지 측정기 ▲나노입자측정기 ▲연구용 전자광학기기 ▲화학복 ▲방독마스크 ▲휴대용 가스측정기 ▲소음노출량 측정기 ▲열스트레스 측정장비 ▲화학사고시 응급처치 용품 등이 선보였다.
또 전시회에서는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원, 유럽 산업안전보건청, 인도 국가안전위원회, 싱가포르 인력부, 국제노동기구 등 안전보건 기관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했으며, 110여개국 전문가들의 연구성과에 대한 포스터 전시코너가 마련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제31회 국제산업보건대회’. 이번 대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세계적으로 안전보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