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의료진의 메르스 감염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응급실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등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김연하 동아대 간호대 교수팀이 지난해 8월 병원 응급실 근무 간호사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5%가 ‘응급실에서 전염병에 옮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간호사가 응급실 내에서 가장 많이 감염된 전염병은 결핵(73명, 복수응답)이었다. 다음은 인플루엔자(60명), 수두(43명), 바이러스성 간염(41명), 옴(12명) 등의 순이었다. 심지어 응급실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는 간호사(3명)도 있었다.
김 교수팀은 응급실 감염에 대한 병원 측의 예방대책을 1~5점(점수가 높을수록 감염노출 예방행위의 수행정도가 높음)으로 계량화했다. 그 결과 ‘병원직원들이 보호장구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보호장구가 구비돼 있으나 간호사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응급실에 소독·멸균한 장비가 부족해 감염예방행동을 적절히 수행하기 어렵다’ 등의 항목 평가 점수가 각각 3.8점, 3.7점, 3.4점 등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의료진이 응급상황 발생 시 인공호흡기·기관 내 삽관 등의 처치를 할 때 가운·보호안경 등 보호장구 착용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긴박한 응급실 환경에서 간호사들은 보호장구 착용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주사바늘 등 날카로운 물건을 용기에 분리수거한다’와 ‘응급실 내에 마스크·안면보호대·글러브 등 보호장구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는 항목은 각각 4.6점, 4.3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실제 주사바늘을 포함한 날카로운 의료용구 관리는 비교적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0년에 발표된 질병관리본부의 ‘응급실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의료종사자의 좌상(찔린 상처) 사고 예방 부분이 강조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감염예방조치와 관련해 ‘근무중인 병원에 감염관리전담 간호사가 있다’ 191명(95.5%), ‘감염노출 관리 지침서를 보유하고 있다’ 185명(92.5%), ‘감염관리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69명(84.5%)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2005년 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종사자의 30.1%가 ‘감염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주사바늘로 인한 상해’는 연간 100병상당 10.5건, 병원 직원 100명당 4.07건이라고 2009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