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위한 월 저축·투자금 65만원…조사대상 4개국 중 최소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가운데 8명은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IA그룹은 한국, 중국, 홍콩, 대만 등 4개국에서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 중 무려 77%는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같은 동북아시아 국가인 중국(25%)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홍콩(49%)이나 대만(51%)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중산층의 노후에 대한 불안은 상당했다.
이처럼 노후에 대한 우려가 큰 원인으로는 우리나라 중산층이 은퇴를 위한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잡고 있는 반면, 실제 현실에서는 은퇴 준비가 크게 부족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중산층이 대답한 ‘은퇴를 고려할 수 있는 재정적 희망 금액’은 약 42억원으로 조사됐다. 또 ‘총자산 규모가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평균 26억5000만원이라고 응답했다. ‘부유하다’고 여기는 평균 자산 규모도 23억2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국내 중산층이 보유한 유동자산과 장기자산, 고정자산 규모(부동산 제외)는 평균 3억3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저축과 투자 금액은 65만3000원으로 조사대상 4개국 중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재정적 안정에 대한 우리나라 중산층의 불안감도 높았다. ‘자신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답한 중국과 홍콩 중산층의 비중은 70%, 대만도 67%에 달했지만 우리나라 중산층은 55%에 불과했다.
한편 우리나라 중산층의 경우 세대 간 부양에 대한 기대도 4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7%만이 ‘자녀가 은퇴한 부모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중국은 83%가 ‘은퇴한 부모를 자녀가 모셔야 한다’고 대답했고, 홍콩과 대만에서는 각각 81%와 73%의 응답률이 나왔다.
마크 스탠리 AIA 마케팅 총괄 부대표는 “한국 중산층이 바라는 이상적 노후 목표자금은 다른 동북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반면,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저축액은 적게는 22만원에서 많아야 90만원에 불과하다”며 “전략적으로 은퇴 후의 삶을 위한 저축과 투자액을 늘려 현실과 희망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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