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은 지금, 산업현장과 재해취약지역 등에서는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철에는 엘리뇨 등 기상이변에 따라 평년보다 강한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이에 따라 도심지역에서 지반침하, 침수사고를 비롯해 강풍에 의한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장마철을 맞아 어떤 부분에서 안전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지 정리해 봤다.
◇젖은 손으로 전기기구 사용 금지
장마철에는 습기가 배선 사이로 스며들어 누전이 자주 발생한다. 또한 몸이 젖는 경우가 많아 감전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작업 시에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감전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7~8월 장마철에 집중된 바 있다.
이는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전기가 20배가량 잘 통하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로 누전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땀을 많이 흘려 인체저항력이 낮아지는 것도 감전사고가 빈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장마철 전기로 인한 감전사고를 예방하려면 장소에 관계없이 필수적으로 누전차단기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비를 동반한 강풍이 예고되면 각 가정이나 상가, 사업장에서는 주변을 점검해야 한다. 침수지역에서는 맨홀뚜껑으로 인한 감전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물이 고인 맨홀뚜껑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다녀야 한다.
아울러 젖은 손으로는 플러그나 콘센트 등의 전기기구를 사용하지 말고 침수됐을 경우 누전 차단기를 작동시켜 전기를 완전 차단한 뒤 복구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장마철 감전 사고는 자칫하면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감전사고의 경우 겉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몸 안 쪽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전필름 부착해야 유리창 파손 예방 가능
강풍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는 정확한 방법도 미리 숙지해야 한다. 사실 태풍이 불 때면 창문에 젖은 신문지와 테이프를 붙이는 사람들이 많다. 강풍이 불어도 젖은 신문지와 테이프가 유리창을 고정해 파손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렇다면 이 방법은 정말 효과적일까.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최근 이 같은 태풍 피해 예방법 속설을 실험한 결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풍이 부는 유리창에 테이프를 별표(*) 모양으로 붙였을 때는 물론이고, 신문지를 붙였을 때도 유리가 날아서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안전필름을 부착한 경우에는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유리창이 파손되는 원인은 섀시(Chassis)가 변형되거나 창틀에서 분리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우려와 달리 유리창 자체는 강풍 환경에 대비한 강도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즉 강풍에 의한 유리창 파손은 섀시 성능 및 섀시와 창틀의 고정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박병철 국민안전처 연구관은 “젖은 신문지를 붙이는 등의 방법은 창틀에 틈이 있을 경우 효과가 거의 없었다”며 “유리와 창틀을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전 안전점검이 최고의 예방법
최근 30℃를 웃도는 날씨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냉방기 과열로 인한 화재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에 냉방기 내부에 쌓인 먼지 등을 제거하고,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눌리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눅눅하고 습기가 많은 장마철을 앞두고 전기시설에 대해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또한 해마다 장마철이면 땅에 스며든 빗물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큰 비가 내리기 전에 하수구나 배수로의 막힌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축대, 옹벽, 급경사지, 상습침수구역 등 생활 주변에서 붕괴와 침수가 우려되는 곳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