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침 바로 알기
만성기침 바로 알기
  • 김지홍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내과 과장
  • 승인 2010.09.01
  • 호수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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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산의 모 제조업체에 재직 중이라는 근로자 한 분이 내원을 한 일이 있었다. 잔뜩 굳은 얼굴을 한 그분은 필자 앞에서 힘겹게 말을 꺼내놓았다. 그 내용인즉슨 자신이 최근 기침이 잦아졌는데 아무래도 폐암 등 중대한 폐질환이 발병한 것 같다는 것이다.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필자는 마음 한켠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검사도 하기 전에 이미 자신의 질병을 스스로 결정짓고 삶을 포기한 듯 한 행동을 하시는 그분의 모습도 답답했지만 기침만 나오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해 버리는 우리 사회의 무지가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기침이 생활을 하는데 있어 성가신 존재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침이 무조건 해로운 존재인 것만도 아니다. 기침은 우리 몸이 가진 다양한 방어적인 반사작용들 중 하나로 음식물 등 이물질로 인해 사래가 들거나, 기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과도한 가래가 생겼을 때 기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몸이 행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론 그렇다고 기침을 소홀히 여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어떤 때의 기침이 위험한 기침인지를 바로 알자는 말이다.

기침은 호흡기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정상인(비흡연자 기준)의 경우 하루 10회 이상의 빈도로 기침이 오랫동안 지속될 때부터 질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기침이라고 하며, 이중 3~8주간의 기침을 아급성(기침)으로 분류한다.

보통 기침이 오래가면 그 원인으로 폐결핵, 만성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등의 심각한 폐질환을 의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만성기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정확한 치료를 돕기 위해 폐질환을 제외한 만성기침의 원인들을 간단히 기술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만성기침의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감염 후 기침(postinfectious cough)’이다. 흉부 X선 검사상 정상인 가운데 기침이 발열, 인후통, 콧물 등의 감기증상과 같이 시작됐고 다른 증상은 좋아졌는데 기침만 지속된다면 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은 저절로 호전되지만 기침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에는 약물요법이 사용된다.

후비루(postnasal drip)증후군도 만성기침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후비루 증후군이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밝혀질 시에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증후군의 원인질환이 알레르기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비루 증후군으로 의심이 될 경우에는 더욱 세심하게 원인 질환을 판단하고 교정에 들어가야 한다.

이밖에 만성기침의 흔한 원인으로는 기침형 천식(cough variant asthma)과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의 사용을 들 수 있다.

먼저 기침형 천식은 말 그대로 기침이 주증상인 천식을 뜻한다. 천식의 전형적인 증상인 호흡곤란과 쌕쌕거림은 크게 나타나지 않으나 밤에 기침이 유독 심한 증상이 있다. 그 치료는 천식에 준해서 치료해야 한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는 고혈압과 심부전에 사용되는 약물로, 사용자의 약 6~20%에서 부작용으로 기침이 발생된다. 기침 증상은 주로 여자와 비흡연자에서 흔하다. 이들 사안 외에 역루성 식도염도 만성기침의 원인 중 10%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염두에 두기 바란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필자가 이처럼 다양한 만성기침의 원인을 소개한 것은 환자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즉 기침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두고 큰 질병은 아닐까하는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수록 그만큼 완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해 두었으면 한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는 만성기침이 왔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 또는 폐암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니 조금의 증상이 나타나도 가까운 병원의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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