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장마철 이후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에어컨, 선풍기 등 가전제품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기는 과부하 등의 요인으로 화재나 감전사고 같은 재난사고의 발생 위험이 대단히 높은 때이다.
특히, 노후 건물이나 가설건축물, 장식을 위해 전열 기구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곳에서는 요즘과 같이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전기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전기 화재는 해마다 화재발생원인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국 화재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전기화재 발생 건수는 10,786건으로 전체 화재(47,318건)의 23%를 차지했고, 이로 인하여 339명의 인명 피해와 622억 8천여만원의 막대한 재산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각 소방서에서는 건축물에 대한 소방 검사 시 철저한 안전점검을 당부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럼 전기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전기사고는 사업용 및 다중이용시설보다 주택 등 일반용 전기시설에서의 위험성이 더 크다. 주택 등 일반용 전기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은 전기설비를 설치하거나 변경공사를 할 때에 한하여 받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 사후관리가 되고 있는 다른 시설에 비하여 위험요인이 많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택 등 일반용 전기시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의식도 현재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지난 5월 어느날 오후 5시경 고양시 관내 상가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소방대가 출동, 10여분 만에 화재를 진압한 바 있다. 다행히 빠른 신고 덕분에 방안 2~3평 정도만 피해를 입었으며, 연소 확대도 없었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추후 알게 된 사실은 화재 발생 전날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이가 컴퓨터를 하던 중 콘센트에 스파크가 튀어 부모들이 전원플러그를 뽑아 놓고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다음날 컴퓨터를 하고픈 마음에 부모가 없는 틈을 타 아이가 전원플러그를 꼽았다는 것이다. 잠시 후 콘센트에서 스파크가 튀고 불꽃이 보여 아이가 놀란 나머지 집밖으로 나가 공중전화로 부모에게 알리고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화재조사 결과 누전차단기는 내려가 있었지만, 순간적인 전기스파크로 인해 멀티콘센트에 착화 발화된 화재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사고는 부모나 아이가 전기안전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었거나 안전사고 방지교육을 몇 번이라도 받았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사고다. 바꾸어 말하면 평소 전기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면 전기화재사고는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가정에서 전기합선이 일어나면 누전차단기(전기차단기, 두꺼비집)가 자동으로 내려가게 되어있다.
만약 전기합선이 발생 했는데도 누전차단기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일단 고무장갑, 목장갑 등 전기가 흐르지 않는 도구를 이용하여 누전차단기를 내린 후 가스불 등이 켜져 있다면 가스 밸브를 잠그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선과 같은 금속 물질에 접근하지 말고 창문이나 현관문 등을 열어 놓은 후 가능하면 밖으로 대피, 119나 전기안전공사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전기합선 발생에 대한 대처방법을 숙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평소의 생활습관을 다음과 같이 가질 필요도 있다.
요즘 같이 전력소모가 많을수록 가정과 직장에서 전기시설의 이용실태를 매일 한 번쯤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무분별한 옥내배선을 연결하여 과부하의 위험은 없는지, 문어발식 전원플러그 사용으로 적정한 전기의 용량을 초과하지 않았는지, 전기제품 내부나 외부에 먼지가 쌓여 있지 않은지, 누전차단기는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등 전기시설을 확인해 보자.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구조적 결함을 사전에 제거해놓는 것도 필요하다.
다가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는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기 시작하면서 전열기구 사용량도 증가할 것이고, 이와 비례하여 화재사고도 점차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갑작스런 화재 사고에 대비하여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월 1회 누전차단기가 정상 작동 되는지 확인해 보고, 가까운 소방서를 통해 안전사고 방지 교육에 관한 안내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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