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소형, 피해는 초대형
태풍은 소형, 피해는 초대형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0.09.08
  • 호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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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교통대란ㆍ정전 등 전국 마비

 

지나간 태풍은 소형급인데 그 피해는 초대형급이었다.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지난 2일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다. 태풍의 크기 및 세기는 물론 이동경로도 알고 있던 태풍이었다. 당국은 태풍 당도 3일 전인 8월 31일 긴급 관계부처 및 시·도 국장회의를 소집하여 태풍대비태세까지 점검했다. 국민들은 안심하고 잠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전국에서 벌어진 풍경은 또 한 번 말뿐인 대비태세를 실감케 했다.

곤파스가 우리나라에 진입해서 빠져나가기까지 당국의 예측이 틀린 것은 딱 하나, 곤파스의 우리나라 상륙시간뿐이었다. 단지 예상보다 반나절 일찍 상륙한 소형 태풍 곤파스로 인해 8시간 동안 4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65세대 11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멈춰선 지하철과 뿌리 채 뽑혀 도로에 나뒹굴고 있는 가로수로 인해 서울 시내 교통이 마비됐다. 더욱이 복구는 신속히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시민들은 출근 대란에 시달려야 했다.

◇ 만반의 준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 발생

기상청의 1일 예보는 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초속 40m, 강풍반경 300km인 중형급 태풍 곤파스가 2일 정오 무렵에 강화도 부근에 상륙한다는 것이었다. 중형급 태풍이란 소식에 이미 정부는 하루 전 긴급 관계부처 및 시·도 국장회의를 열어 태풍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총력대응체제에 돌입해 있었다. 즉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상황이었다.

2일 오전 6시 35분경 태풍 곤파스가 상륙했다. 예상보다 반나절 이른 시각이긴 했지만 당초 예측만큼 큰 태풍(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24m, 강풍반경 150km의 소형급)이 아니었고, 이미 정부당국이 2~3일 전부터 대비까지 했으니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준비했던 대응태세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태풍을 맞이했다.

철로가 단전돼 출근길 전철의 운행이 정지됐고, 뿌리 채 뽑혀 나온 가로수가 차로를 뒤덮어 시내 교통은 삽시간에 마비가 됐다. 초·중·고 학생들은 등교 여부를 몰라 허둥지둥 댔으며, 바람에 날리는 간판이나 나뭇가지 등에 맞은 사람들로 인해 응급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 와중에 전국 156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대규모 정전사태도 발생했지만 정부는 한국전력과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갖춰놓지 않아 정전 가구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실로 정부가 어떤 대비태세를 갖추어 놓았던 것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변수까지 아우르는 대응체계 필요

기상청은 9월중 1~2개의 태풍이 더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과 같은 재난대비태세라면 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이번 태풍피해를 교훈 삼아 철저한 재난대응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먼저 정부는 민·관·군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처럼 한전과 원활한 정보전달체계를 갖추어 놓지 못해 피해현황집계가 혼선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또 정부는 태풍 상륙 전 대응체계 중심으로 재난위기대응매뉴얼을 재정비해야 한다. 태풍이 상륙하기 전에 등·하교 시간과 출·퇴근 시간 등을 늦추는 조치를 미리 취한다면 이번 같은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이밖에 재해에 대비한 대중교통간 협력체계도 구축해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건물 간판이나 가로수 등 강풍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해서는 사전에 결박조치를 해놓아야 하며, 민방위훈련 등을 통해 국민들의 태풍대응능력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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