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가 제주 추자도를 출발해 전남 해남군 남성항으로 향하던 중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8일 오전까지 10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존자는 지금까지 3명이다.
이 사고도 안전관리에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고의 복사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도 초기대응이 논란이 됐다. 돌고래호의 위치신호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시간은 5일 오후 7시 39분이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인 오후 8시 40분 추자 해경안전센터에 돌고래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해경본부에 공식 보고는 이보다 23분 뒤인 오후 9시 3분에 이뤄졌다. 돌고래호 위치신호가 사라지고 1시간 반이 지나도록 사고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사고 초기 수색지역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경은 돌고래호가 조류에 따라 표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추자도 동쪽해역을 집중 수색했지만, 돌고래호는 통신이 끊긴지 약 11시간 만인 6일 오전 6시 25분경 수색 지역과 정반대인 하추자도 서쪽 섬생이섬 부근에서 해경이 아닌 근처를 지나던 어선에 발견됐다. 생존자인 3명은 그때까지 전복된 배에 매달려 기다리다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승선인원 명단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해경은 출항 신고 시 제출된 승선원 명부에는 22명이 기재돼있지만, 이 가운데 4명은 실제로 타지 않았고 명단에 없는 3명이 타 총 21명이 승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추자 해경안전센터는 사고 신고를 접수한 8시 40분 이후 20분 동안 일일이 탑승자에게 확인전화를 했는데, 이때 승선인 명부에 있고 실제 탑승하지 않았던 1명이 돌고래호 선장에 불이익이 갈까봐 안전하게 운항 중이라는 거짓답변을 하면서 초기 대응에 혼선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해당 선박의 안전검사 문제와 함께 승선자들의 구명조끼 미착용, 기상악화 속에 무리한 운항 등 사고와 관련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 어선인 경우 안전검사가 신고사항일 뿐 안전검사 주체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아 선주나 선원이 안전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안전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이번 사고는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극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