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어린이용품 선택,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에 주의 기울여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수은 노출 수준이 미국·캐나다보다 최대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은을 비롯해 대부분의 환경오염물질은 어릴수록 체내 농도가 높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3세부터 18세 어린이·청소년 약 2400명을 대상으로 혈중 납, 수은 카드뮴, 비스페놀-A 등 환경오염물질 9종에 대한 체내 노출 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혈중 납, 카드뮴 등 대부분의 환경오염물질은 연령이 낮을수록 체내 농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혈중 수은은 초등생이 가장 높았고, 중고생, 영유아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체내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운 수은의 물리적인 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3세 이상 미취학)가 1.34㎍/㎗, 초등생(6~11세)이 1.26㎍/㎗, 중고생(1~18세)이 1.11㎍/㎗을 각각 기록했다.
요(오줌)중 비스페놀-A 농도도 영유아가 2.33㎍/ℓ로 가장 높았고, 초등생 1.5㎍/ℓ, 중고생이 1.31㎍/ℓ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요중 카드뮴, 요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 농도는 영유아가 각각 0.39㎍/ℓ와 77.77㎍/ℓ로 청소년보다 약 1.5배 높았다.
환경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손가락 또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영유아의 행동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노출 수준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드뮴의 경우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의 경우 일반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에 비해 카드뮴 노출 수준이 낮게 관찰됐다.
조사 결과를 미국·캐나다 어린이·청소년의 노출 수준과 비교하면, 혈중 납은 다소 높았고 혈중 수은은 약 4~6배, 요중 카드뮴은 약 2~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스페놀-A는 미국보다는 낮게 나타났지만 캐나다보다는 다소 높았다.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대사체는 2~3배 높았다. 반면 벤질부틸프탈레이트(BzBP) 대사체는 2~3배가량 낮았다.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어린이는 성인보다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어린 자녀의 환경오염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의 안전한 어린이 용품 선택, 보육기관의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 등 많은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과학원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환경오염물질 노출 수준을 조사하기 위해 성인에 국한했던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대상자를 올해부터 만3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조사 대상자 중 환경오염물질 체내 농도가 권고치를 초과할 경우 환경오염물질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 등 심층연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