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품 보관 부적합 17.9%
안전을 배우고 실천해야 할 배움의 현장인 서울대 실험실에서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6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실험실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 1368개 실험실 중 일일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실험실이 478개(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연구실 안전 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는 실험시작 전 매일 한 차례씩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기계, 기구, 전기, 약품 등의 보관 상태와 보호장비관리 상태를 점검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 실험실의 35%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 음식물을 먹거나 흡연을 하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곳이 63개(5%)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에 비치된 방독면은 65개에 불과했고, 실험실 68곳은 소화기를 구비하지 않은 상태였다. 또 실험실은 안전사고 발생 시 빠른 대피가 필요해 출입문이 2개 이상이어야 하지만 서울대 실험실 중 문이 한 곳 밖에 없는 곳이 68곳이었다.
화학약품 보관 상태도 부실했다.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실험실 633곳 중 89곳이 화학약품 목록표를 작성하지 않았다. 화학약품 보관이 부적합한 실험실도 113곳이었으며 화학약품을 알리는 라벨을 부착하지 않은 실험실도 64곳에 달했다. 복도에 비치한 화학약품 캐비닛의 잠금장치가 없는 곳도 68곳이었다.
한편 2011~2015년 서울대 실험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4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화학물질이 누출돼 발생한 사고가 19건, 폭발·화재 사고가 18건, 실험 중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10건이었다.
이 의원은 “이공계 실험실은 화학물질, 전기, 폭발성 가스 등을 취급하기 때문에 각종 화재 및 폭발사고 등의 위험이 있다”며 “실험실 안전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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