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환기구 10여개…안전펜스 전무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생이 3층 높이의 환기구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시설관리 부주의를 안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13일 안양의 A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B군(10세)은 12일 오후 5시께 단지 내 놀이터 인근에서 친구 4명과 함께 놀던 중 플라스틱 덮개로 된 환기구에서 추락해 약 10m 아래 지하 2층 주차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B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 도중 숨졌다.
B군은 친구 2명과 함께 환기구와 위쪽 도로 사이 약 7m에 이르는 비탈면에서 내려오다 중심을 잃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기구는 놀이터와 붙어 있는데도 펜스 등 안전시설이 없는 상태였고, ‘올라가지 말라’는 푯말 하나가 전부였다.
환기구 지붕 덮개는 길이 12m, 폭 2.5m, 약 2㎜ 두께의 플라스틱으로 돼 있으며, 덮개를 열면 지하 2층 주차장 바닥까지 뻥 뚫려있다. 완충장치 등의 안전시설은 없었다. 심지어 이 같은 크기의 환기구는 이 아파트 전체에 10여개 있었지만 안전시설은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자주 올라가는 모습을 봐왔지만 단지 안에 저렇게 위험한 곳이 있는 줄 몰랐다”라며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관리소 측에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환기구 시공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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