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활동 강화·안전시설 확충 시급
광주와 전남지역 건설현장 근로자 절반 이상이 작업 중 중대재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지난 19일 일용직 건설 근로자 2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주전남 건설현장 안전 만족도 및 재해 경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270명 중 60.7%가 ‘작업 도중 중대재해를 경험할 뻔했다’고 응답했다. 또 ‘언젠가 작업 중 사고를 당할 것 같다’는 질문에는 전체의 50.6%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21.5%에 그쳤다.
이처럼 근로자들은 건설현장에서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지만 전체 응답자 중 29.2%는 ‘건설현장에서 불안전한 상태에 놓였을 때 스스로 작업을 중단할 수 없다’라고 답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현장에서 안전활동을 강화하고, 안전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답변이 무려 81.9%에 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응답자들은 건설현장에서 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건설현장 자체의 위험성’(27.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전시설 미비’(26.9%),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25.8%), ‘작업자 안전의식 부족’(24.4%), ‘안전관리자 업무태만’(5.3%)등을 꼽았다.
안전을 위해 개선해야할 부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5.6%가 ‘안전망 등 안전시설 확대 설치’를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충분한 안전장비 지급’(45.2%), ‘근로자 스스로 안전의식 개선’(45.6%), ‘철저한 안전장비 착용’(15.9%), ‘작업시작 전 안전교육·예방체조 실시’(13.8%)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급된 안전보호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작업 시 불편(62.1%)하거나 귀찮아서(9.5%)라는 응답 비율이 높아 안전설비나 시스템 외에 근로자들의 안전불감증 또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9.9%, 근골격계질환 호소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들의 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년간 업무와 관련해 병원 치료를 받은 근로자는 전체 응답자 중 52.3%(사고성 27.6%, 누적성 24.7%)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허리·목·어깨·팔다리 등에 통증을 느끼는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경험한 근로자는 전체의 79.9%였으며 이중 31.4%는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1명(10.4%)은 최근 1년 동안 2주 이상 연속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으며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근로자들의 68.8%는 ‘회사가 산재보험 신청을 반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67.6%는 산재 보험 신청 시 ‘직장 복귀나 재취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건설근로자들의 안전보건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건설업 종사자들을 위한 맞춤형 안전보건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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