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노동이 제일 심한 업종은 ‘톨게이트 영업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비스산업 종사자 10명 중 4명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근무하고 있고, 이들의 40% 이상이 6개월 이내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이 지난 8월부터 2개월간 톨게이트 영업직과 고속도로 안전순찰, 환경미화, 보건직 등 서비스산업 8개 직종 조합원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안전보건 실태조사를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인격무시 발언을 들은 경험’에 대해 물은 결과, 톨게이트 근로자가 85.3%로 가장 높았고, 일반 서비스 근로자 62.2%, 고속도로안전순찰 54.7% 등의 순이었다.
이들 근로자의 38.5%(360명)는 1년간 몸이 아파도 출근한 경험이 있었고, 이 부분에서도 톨게이트 근로자가 57.1%(164명)로 가장 많았다. 건강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출근할 경우 산업재해와 직업병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만큼, 톨게이트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다.
뿐만 아니라 ‘조직의 감시나 모니터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톨게이트가 1위였고, 이어 AS기사 2위, 은행원 3위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최근 6개월 이내에 업무로 인한 사고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산업안전교육을 사업장에서 받은 경험’에 대해 물은 결과 43.2%(431명)가 ‘없다’고 대답했다. 업무상 사고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개인이 처리한 경우는 환경미화원이 83.3%, 톨게이트 74.5%로 타 직종 대비 상당히 높게 집계됐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이정배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서비스산업이 소규모 사업장이어서 감정노동이나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 및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라며 “특히 원청 사업주와 용역계약을 하는 업종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장 규모의 기준이 미달돼, 산업안전보건교육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는 “소규모 서비스 산업에 대한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근로자의 감정노동과 스트레스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라며 “회사에서 감정노동 예방을 위한 매뉴얼을 만드는 한편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