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차단기 고장이 원인 안내방송도 되지 않아

지난 6일 발생한 지하철 4호선 열차사고의 원인이 노후된 전류흐름 차단 부품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22년 이상 운행된 열차이지만 외형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으로 정상적인 부품사용 연한을 넘겨 장기간 사용돼 왔던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이번 지하철 4호선 열차사고와 관련해 사고경위와 방지대책을 발표하는 현장점검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7시 25분께 당고개역으로 가던 지하철 4호선 열차가 한성대입구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 사이에서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800여명이 탈출하면서 승객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전자선 단전으로 10량의 객실 가운데 앞에서 세 번째에 위치한 2호 차량의 고속도 차단기를 연결하는 선이 끊어지면서 전력공급이 중단돼 발생했다. 고속도 차단기는 이상전류나 과전류가 흐르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상 전류가 흐르면서 차단기가 떨어졌다가 다시 붙지 않으면서 자동으로 단전됐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고속도 차단기는 열차가 납품된 지난 1994년 3월 이후 1997년에 단 한 차례만 교체됐을 뿐, 19년째 그대로 사용돼왔다. 사용연한을 15년가량으로 보고 부품을 교체하는 일본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사고발생 후 미흡했던 비상안내방송도 문제로 제기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펑’하는 굉음과 함께 연기가 나고 전동차 내부 조명이 꺼졌지만 승객들에게는 안내방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고속도 차단기 절연이 끊기면서 방송장치 배선으로 전류가 유입돼 출력증폭기 퓨즈가 손상됐다”면서 “이에 승객들이 임의로 하차하면서 조치시간이 29분가량 지연됐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오는 6월까지 장기 사용한 1, 4호선 전동차 32대의 고속도 차단기 320개를 전량 교체하고, 새로 교체한 부품의 성능을 전문검사기관과 제작사 등으로부터 검증받을 예정이다. 또 근본적인 재발방지를 위한 합동 정밀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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