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부실시공이 빚은 참사…입찰 제한 명단에 오른 회사가 건설

시공사 책임 부인 “사고는 신의 섭리일 뿐” 피해자·유족 분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인도 동부지역에서 건설 중이던 고가도로가 붕괴돼 수십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 정부가 1000여명의 구조대원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몰된 차량과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인명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의 콜카타 시내 북부 부라바자르 지역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12시 30분경 건설 중이던 고가도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일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최소 26명이며 부상자는 100여 명에 이른다.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에 따르면 철근 대들보 2개로 기둥을 세우는 작업을 하던 중 대들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볼트가 튕겨져 나오면서 도로 상판이 붕괴됐다. 이 과정에서 무너진 도로 상판이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시민들을 덮치며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
이번 사고의 원인은 부실공사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인도 경찰은 콜카타 고가도로 붕괴사고의 책임을 묻기 위해 2일 시공사 IVRCL의 중간 관리자 3명을 체포해 법원에 송치했으며, 또 다른 5명은 심문 중에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IVRCL은 2009년 착공한 이후 지금까지 공기를 8차례나 늦추며 제때에 완공을 못한 데다 재정문제로 공사 입찰 제한 명단에도 포함됐다. 실제 IVRCL에는 18개월의 공기가 주어졌고 예산 또한 거의 16억5000만 루피(약 286억7700만원)가 책정됐지만 7년 뒤에도 60% 밖에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당시 최저가격을 제시해 낙찰이 이뤄진 만큼, 부실자재 사용은 물론 안전관리도 매우 허술하게 진행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장 작업자들의 고가도로에서 볼트가 녹이 슬거나 삐져나온 것을 봤다는 진술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IVRCL측은 “신의 섭리(act of god)”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이번 사고 책임을 부인해 피해자와 유족들의 분노까지 사고 있다. 인도 유력 언론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IVRCL의 고위 간부 판두랑가 라오는 “27년간 수많은 다리를 만들었지만 이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는 신의 섭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붕괴사고가 발생한 콜카타 지역은 인도의 대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가도로 잔해더미 밑에 깔려 있는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은 최소 100명이 잔해에 깔려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수는 아니다. 때문에 BBC 등 외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 숫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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