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세불안과 미국·중국 중심의 강화된 보호주의가 원인
올 하반기 한국 산업기상도가 전반적으로 ‘흐림’인 것으로 전망됐다. IT·가전,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산업은 ‘흐림’으로 분석됐고 조선업종은 ‘비’로 예보됐다. 반면 건설, 정유·유화는 ‘구름조금’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산업기상 전망’ 결과를 발표했다. 참고로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기상도로 표현한 결과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을 나타낸다.
대한상의는 기상도가 전반적으로 흐린 원인을 브렉시트로 인한 EU 정세불안과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보호주의 색채가 강화된 것을 꼽았다. 아울러 글로벌 분업 약화 또한 한몫 했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전망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설업의 전망은 ‘구름조금’으로 좋은 편이다. 업계는 ‘종합심사낙찰제 효과’를 기대 중이다. 종합심사낙찰제는 300억 이상 공공건설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방식으로 올해 본격화됐지만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상반기 7조9000억원의 공사가 하반기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정유·유화업종도 글로벌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분석이다. 저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80%)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석유제품 수요가 꾸준한 탓이다.
IT·가전은 EU 정세불안의 영향으로 흐림으로 전망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성장률도 작년에 비해 절반(7%)으로 떨어지는 추세고 브렉시트발 유럽시장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섬유·의류 업종은 최대 섬유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 우려로 ‘구름’으로 전망됐다. 국내 섬유소비도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하반기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의류 역시 ‘아웃도어 붐’ 이후 시장을 이끌어 갈 새 트렌드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단 새로운 의류생산기지인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남미·중동 수출감소가 예상되는 자동차 산업도 ‘흐림’이다. 자동차 판매증가세를 유지해왔던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가 희망을 두고 있는 부분은 브렉시트로 인한 엔고현상이다. 경합도 높은 일본 차에 대해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조선업종의 경기전망은 ‘비’로 평가됐다. 한국과 일본, 대만이 제조한 부품을 중국과 베트남이 조립·생산해 수출하는 글로벌 분업고리가 약화돼 물동량이 줄어 선박수주도 같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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